[취재여록] '한탕주의' 겨냥한 부동산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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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부동산사기 활개친다"는 내용의 기사(본지 19일자 27면)가 보도된
이후 본사 편집국으로 전화가 빗발쳤다.
"나도 투자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냐"는 전화에서부터 "무슨 근거로 이런
기사를 쓰느냐"는 항의전화, "선의의 부동산 업체까지 피해를 보는게 아니냐"
는 불만섞인 전화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다양했다.
심지어 "술 한잔하자"는 전화도 있었다.
가장 많이 걸려온 것은 부동산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전화였다.
한 독자는 "기획부동산업체"의 권유로 지난 5월 제주도 땅에 투자했다고
털어놨다.
투자액은 7천만원.
남들은 주식투자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자신만 돈버는데서 소외되는 것 같아
투자에 나섰다고 했다.
"기획부동산업체"가 정밀한 개발계획을 제시하는 데다 제주도땅은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덜컥 투자를 했다는 것.
현장확인이나 투자분석도 하지 않고 일종의 "묻지마투자"를 한 셈이다.
그 투자자는 땅을 되팔생각으로 최근 부동산컨설팅업체에 매입한 토지의
가치를 평가해달라고 의뢰했다.
평가결과 그 토지 일부는 도로가 나있지 않아 투자가치가 전혀 없는 맹지
였다.
토지의 다른 부분은 여러 투자자들과 등기가 같이 설정돼 있어 개발이
불가능했다.
시세는 투자액의 10분의 1도 안된다.
사기단이 자취를 감춘것은 물론이다.
그는 자신의 한탕주의 심리로 알토란같은 돈을 날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사기단이 노리는 것은 이같은 한탕주의 심리다.
그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지역의 부동산에 거품을 일으켜 제2, 제3의 피해자들까지
만들어낸다.
부동산 투자는 거래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으로 인해 투자자 스스로의 면밀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
그러나 주식투자바람이 불면서 "신중함"은 "소심함"으로 매도되고 "경솔함"
은 "과감함"으로 부풀려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 분위기가 요즘 부동산시장으로 조금씩 번져가고 있다.
아파트 청약현장의 밤샘줄서기가 대표적 현상이다.
부동산 사기단은 그 분위기에 기생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투자에서도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금물이다.
그나마 주식투자에선 웬만큼 손해를 볼 각오를 하면 매도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진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선 그런 기회가 없다.
쓸모없는 땅은 헐값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원칙을 벗어난 부동산투자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을 뿐이다.
< 고경봉 사회2부기자 kg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
이후 본사 편집국으로 전화가 빗발쳤다.
"나도 투자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냐"는 전화에서부터 "무슨 근거로 이런
기사를 쓰느냐"는 항의전화, "선의의 부동산 업체까지 피해를 보는게 아니냐"
는 불만섞인 전화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다양했다.
심지어 "술 한잔하자"는 전화도 있었다.
가장 많이 걸려온 것은 부동산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전화였다.
한 독자는 "기획부동산업체"의 권유로 지난 5월 제주도 땅에 투자했다고
털어놨다.
투자액은 7천만원.
남들은 주식투자로 재미를 보고 있는데 자신만 돈버는데서 소외되는 것 같아
투자에 나섰다고 했다.
"기획부동산업체"가 정밀한 개발계획을 제시하는 데다 제주도땅은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덜컥 투자를 했다는 것.
현장확인이나 투자분석도 하지 않고 일종의 "묻지마투자"를 한 셈이다.
그 투자자는 땅을 되팔생각으로 최근 부동산컨설팅업체에 매입한 토지의
가치를 평가해달라고 의뢰했다.
평가결과 그 토지 일부는 도로가 나있지 않아 투자가치가 전혀 없는 맹지
였다.
토지의 다른 부분은 여러 투자자들과 등기가 같이 설정돼 있어 개발이
불가능했다.
시세는 투자액의 10분의 1도 안된다.
사기단이 자취를 감춘것은 물론이다.
그는 자신의 한탕주의 심리로 알토란같은 돈을 날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사기단이 노리는 것은 이같은 한탕주의 심리다.
그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지역의 부동산에 거품을 일으켜 제2, 제3의 피해자들까지
만들어낸다.
부동산 투자는 거래의 복잡성과 불투명성으로 인해 투자자 스스로의 면밀한
분석과 판단이 요구된다.
그러나 주식투자바람이 불면서 "신중함"은 "소심함"으로 매도되고 "경솔함"
은 "과감함"으로 부풀려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 분위기가 요즘 부동산시장으로 조금씩 번져가고 있다.
아파트 청약현장의 밤샘줄서기가 대표적 현상이다.
부동산 사기단은 그 분위기에 기생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투자에서도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금물이다.
그나마 주식투자에선 웬만큼 손해를 볼 각오를 하면 매도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진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에선 그런 기회가 없다.
쓸모없는 땅은 헐값에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원칙을 벗어난 부동산투자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낳을 뿐이다.
< 고경봉 사회2부기자 kg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