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98년 11월 초순께부터 시작됐다.

배정숙씨는 이형자씨와 이씨의 사돈인 조복희씨를 "낮은 울타리" 모임에
가입시키려 한다.

그러나 연정희씨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뒤 배씨는 세종문화회관 커피숍에서 조씨를 만나 "비가 오면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던진다.

98년 12월14일.

63빌딩에서 배씨는 이씨를 만났다.

이씨는 "최순영회장이 사법처리되고 대한생명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16일 배씨는 연씨를 동행해 앙드레김 의상실에 갔다.

연씨에게 30만원짜리 블라우스 1점을 선물했다.

그 다음날인 17일.

배씨는 전날 맞춘 옷을 보러온 연씨와 만나 "최회장이 외자유치를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

연씨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배씨는 이날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앙드레김 페라가모 등 의류점을
거명하며 옷값대납으로 2천4백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이씨 진술).

12월18일.

배씨는 라스포사 정일순 사장에게 "고급손님을 모시고 갈테니 고급물건을
준비해 놓으라"고 한다.

이날 오후 배씨는 횃불선교원에 가서 이씨에게 "장관부인들이 라스포사에서
밍크코트를 입어보는 데 기천만원이 되겠더라"고 말하며 대납해달라고
암시했다.

그러나 이씨는 요구를 거절했다.

21일께 배씨는 정씨에게 전화로 "이씨가 옷값을 부담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한다.

이에 정씨는 "언제 내가 옷을 팔아달라고 했느냐"며 소리친다.

이날 이후 배씨와 이씨의 감정이 극도로 악화되고 연락도 끊겼다.

며칠이 지난 후인 26일께 연씨는 배씨 등과 함께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어보았다.

여사장 정씨가 "싸게 줄테니 가져가라"고 하지만 연씨는 사양했다.

잠시후 정씨가 직원들을 시켜 연씨 모르게 반코트를 연씨 차 트렁크에
넣었다.

2~3일후 연말께 연씨는 뒷방에서 파출부가 옮겨다놓은 코트를 뒤늦게
발견했다.

연씨가 라스포사로 전화를 걸었더니 정시가 "7백만원짜리이지만 4백만원에
구입하라"고 권유했다.

해가 바뀌어 99년 1월2일 포천 기도원에 가던 연씨는 반코트를 들고 나와
운전기사에게 라스포사에 반환하라고 말했다.

운전기사는 3일이 일요일이고 4일은 다른 행사로 바빠 돌려주지 못하다가
5일 반환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