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천 < 해양수산부 장관 >

31일은 네번째 맞는 "바다의 날"이다.

지난 96년 바다의 날을 제정한 이후 해양수산부 신설, 한.일어업협정 등으로
바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직도 바다나
해양산업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편이다.

다음 세기는 바다를 통해 시작될 것이며 바다를 통해 경쟁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육상자원은 더욱 고갈되고 이용가능한
지상공간도 줄어들 것이다.

이제 인류는 바다로 눈을 돌릴 때다.

해양산업이 효자산업으로 꿋꿋이 자리잡을 날도 멀지않았다.

21세기 해양시대를 앞두고 해양수산부는 여러 가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 이미 세계 10위권의 성장을 이룩한 해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키워 세계 5위권이내로 진입시킬 계획이다.

먼저 낙후된 수산업 구조를 새로운 해양질서에 맞게 전면 개편해 자생력있고
지식집약적인 산업으로 바꿀 것이다.

첨단 수산기술을 적극 개발, 환경친화적인 "기르는 어업"과 "관리형 어업"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한반도를 세계 해운센터화 하고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로 만드는 일도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이를위해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을 설립하고 서울해운거래소를 개장할
예정이다.

둘째, 새로운 해양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해양경제 영역을 확장, 해저 광물자원개발 산업을 키워나가는 것이 우선
이다.

이미 광구를 확보해놓은 태평양 공해와 도서국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광물자원을 상업생산할 경우 우리나라는 망간 니켈 코발트등 전략 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항만과 어촌에 친수공간과 관광단지를 조성, 해양관광산업을 육성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오는 2010년 전남 여수시에 "해양 엑스포"를 유치, 일류 해양국가로
발돋움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이렇게 해양산업을 육성하게되면 현재 국민총생산(GNP)대비 7.5%인 해양산업
규모는 2005년에는 1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셋째, 바다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가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바다가 육상 오염물질의 최종 처리장으로 간주됐다.

이젠 바다와 육지가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해양오염이 우려되는 해역은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할
방침이다.

바다 정화사업 확대, 갯벌에 대한 합리적인 보전방안도 마련할 생각이다.

넷째, 급증하는 해양인력 수요에 대비, 해양수산 전문가를 적극 양성할
계획이다.

산.학.연.관간의 합동 연구체제를 구축하며 선진 연구기관과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겠다.

서양 속담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는 말이 있다.

자원의 보고인 바다에 대해 먼저 투자하고 많이 연구하는 나라엔 반드시
우선권이 있다.

자원이 고갈되고 삶의 공간이 줄어드는 육지와 달리 바다에는 아직도 많은
가능성과 희망이 널려있다.

바다의 날을 계기로 바다와 해양산업 종사자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되새겨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새 천년엔 육상중심의 "갈등 시대"가 끝나고 해양중심의 "평화 시대"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것과 함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