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재선거후보로 출마할 결심을
굳혀감에 따라 여야는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현 정부의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이르면 10일 이
총재의 출마를 공식화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뜻밖의 변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선거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6.3 재선거는 19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과열양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장외집회에 주력하는 야당 =한나라당은 오는 12일 서울에서 여는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에 당력을 모을 계획이다.

서울서 기세를 올린뒤 18일에는 부산에서 집회를 열어 "반DJ" 분위기를
선거운동으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 총재는 10일 서울지역 지구당 위원장과 점심을 함께 하며
대중동원 등을 당부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데다 "제2민주화투쟁"을 선두
에서 지휘하기 위해 직접 출마하게된 배경을 설명할 것으로 한 측근은
전했다.

또 한나라당은 총재가 직접 출마하니만치 중앙당을 선거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총재의 출마로 적잖은 이득을 기대하고 있다.

이 총재가 직접 선거에 나서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뿐 아니라 당내
결속과 함께 지도력을 높일수 있는 호기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한동 전 부총재 등 비주류들도 "출마한다면 도와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의 당선 가능성도 높다는게 한나라당측 주장.이 경우 그동안 총재가
원외에 머물러 여당이 정부조직법 등 각종 법안의 변칙처리할때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던 한나라당으로서는 "원내구심점"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위험부담도 크다.

여당측이 연합공세를 펴 이 총재가 이번 선거에서 질 경우 야당은 분당
까지도 각오해야 하는 최악의 상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

<> 대책마련에 나선 여당 =여당측은 이 총재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국민회의 고위 당직자가 사석에서 "정말 골치아프게 됐다"고 말하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조직법 변칙통과에 따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운 마당에
송파갑 선거에서 질 경우 자칫 정국주도권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휴일인 9일에도 선거관계자들이 모여 전략을 새로 짜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여권 일각에서는 송파갑 후보인 김희완 전 서울 정무부시장의 교체 가능성
마저 제기하고 있으나 자민련측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늦은데다 자민련에 마땅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공동여당은 일단 14일 송파갑 지구당 개편대회에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긴밀한 공조체제를 과시할 예정이다.

양당은 그동안 마련해둔 조직력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김 후보의 참신성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자민련은 선거캠프 이름을 "뉴 밀레니엄 캠프"로 짓고 이 지역의 중산층 및
30~40대를 집중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1년간 한나라당과 이 총재의 국정운영 비협조 사례를 조목
조목 비판한다는 네거티브 전략도 세워놓고 있다.

또 총풍 세풍사건과 관련된 새로운 "폭로"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3월 재.보선때 문제가 되었던 탈법적인 동별특위 등을 재가동
하기가 어려운데다 중앙당의 개입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선거전략을
짜기가 어렵게 됐다.

야당 총재의 출마로 중앙당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인천 계양.강화갑은 국민회의 송영길 후보측과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진영이 각각 "386세대의 선두주자"와 인천시장 후보 출신이라는 "대중적
지명도"를 내세우며 격돌하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