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고급주택"바람이 불고 있다.

평당분양가가 1천만원을 웃도는 고급아파트와 빌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청약경쟁률이 수십대1을 기록하는건 보통이고 정식으로 분양도 안한 아파트
가 예비판매에서 매진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엔 가수요까지 가세, 프리미엄이 1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회복 조짐이 완연해지고 시중금리 하락으로 뭉칫돈이
호화주택쪽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서울 도곡동에 건립할 "삼성 타워팰리스"의 분양예약
접수를 최근 중단했다.

지난 3개월동안 가구당 1천5백만원의 청약신청금을 받고 확보한 예비청약자
숫자가 공급가구수를 초과해서다.

1천3백29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분양하기도 전에 실질적으로 다 팔린
것.

"국내 최고급아파트가 될 것"이란 소문이 강남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부동산
중개업소들 사이에선 물량확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말 공급된 대우건설의 서초동 "엘로즈 카운티"와 삼성중공업의 구의동
"쉐르빌"에도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66~68평형(73가구)으로 구성된 엘로즈 카운티의 청약률은 무려 36대 1.

지난해12월 서울 동시분양때 대거 미분양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우측 관계자는 동호수 추첨이 끝난후 4~5개가 최고 2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고 귀띔한다.

철골조 맞춤형아파트로 건립되는 삼성 쉐르빌(2백52가구)도 평당 8백50만원
이라는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일주일만에 분양이 끝났다.

제일 큰 평수인 63평형 22가구는 이틀만에 청약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월 서울 2차동시분양에서 선보인 "롯데캐슬 84"도 단숨에 분양을
마쳤다.

평당분양가가 1천만원을 넘어 미분양을 걱정했던 롯데측의 걱정과는 달리
1순위에서 평균 2.89대 1로 마감됐다.

게다가 계약전에 프리미엄이 소형아파트 한 채값인 1억원이상 붙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불황의 늪에 빠져있던 빌라시장도 생기가 넘친다.

서초동 방배동 한남동 이태원 평창동일대를 중심으로 미분양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난달말 재분양을 시작한 서초동 대우 로열카운티(67,68평형 73가구)는
4일만에 다 팔렸다.

평당분양가가 1천만원선인 이 빌라는 지난해말 첫분양때 판매가 저조해
영업을 잠시 중단했던 곳.

불과 3개월만에 시장상황이 급반전되면서 매출실적이 껑충 뛴 것이다.

고급빌라 메카인 한남동 이태원 반포동 방배동일대에서도 상황은 마찬
가지다.

지난 2월 준공된 현대 이스트빌(97,1백6평형 8가구), 힐사이드빌라(83,89
평형 8가구), 클래식(61~73평형 8가구) 등도 한달이 안돼 4분의3이상 매각
됐다.

또 방배동 레베빌(1백19평형 23가구) 청광아트(1백16평형 16가구) 등도
잔여가구가 2~3개에 불과하다.

현지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해도 구입문의조차 없었으나
올해들어 빌라에 매기가 쏠리며 계약체결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