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은 여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유수 철강업체에 비해 조업능력이 대등하거나
앞서있다.

포철은 IMF(국제통화기금)사태에 따른 수요감소로 감산에 들어가기 전까지
1백%이상의 설비가동률을 유지했다.

97년 재강 부문 설비가동률은 1백7%로 신일본제철의 82%보다 훨씬 높았다.

고로의 단위 용적당 쇳물(용선)의 1일 생산량을 나타내는 출선비도 광양
5고로의 경우 2.33으로 신일본제철의 대분 1고로의 2.27보다 우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설비생산성이 우수한 셈이다.

또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경쟁 철강업체들보다 뛰어나다.

특히 냉연 코일출하 총원가가 일본 고로사는 물론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브리티시스틸보다 20%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철이 이처럼 세계 최상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제철소의 건설
단가를 절감한게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철의 조강 건설단가(t당)는 포항 4백22달러, 광양 7백52달러 등 평균
6백3달러로 포철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브라질 투바리오제철소의 7백달러
보다 월등히 낮다.

조업 초기부터 해외광산의 합작개발을 통해 철강석 및 유연탄 등 제철원료를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원료구매체제를 구축했다.

포철은 80년대 초반까지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을 겪은 이후 제철원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호주 캐나다 등지에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합작사업을 전개해왔다.

그결과 연간 4백만t 규모의 유연탄을 안정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투자도 경쟁력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했다.

제철소-포항공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연결하는 산.학.연 협동 연구체제를
갖추고 그동안 총 9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포철은 앞으로도 고급강 생산비중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투자
를 더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용융환원공법과 스트립캐스팅 등 제선 압연분야의 기술개발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21세기에는 세계 철강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연구개발투자에 힘입어 종업원 1천명당 특허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 96년부터는 신일본제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포철은 생산성뿐 아니라 재무지표면에서도 상대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조업 첫해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매년 흑자경영을 기록했다.

매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면서도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경영성과에 따른 것이다.

포철의 자기자본비율은 46%로 일본의 철강사들보다 훨씬 높다.

차입금 부담률과 차입금 의존도도 경쟁사보다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포철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치수 형상 재질에서 일본 고로사 제품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고기능성 신제품
개발면에서 다소 뒤처진다는게 철강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앞으로 상당기간 국내외 철강업이 고전할 것으로 보여 수익성을 높여
가는데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따라서 감산에 대응한 최적 조업패턴을 조기에 확립할 필요가 있다.

포철이 초일류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질적인 변화를 모색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