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사태에 대한 시나리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상군 투입 여부"
에 의해 판가름 난다.

우선은 지상군 투입을 결정하는 순간에 유고측이 타협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서로 더이상의 피해를 막자는 계산이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그 고비를 넘긴다면 지상군의 전면적인 유고 공격이 진행된다.

그렇게되면 상황은 장기화되면서 격해진다.

협상 가능성과 관련, 당장은 협상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나토는 현재 공습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는 중이다.

유고 대통령인 밀로셰비치도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그동안 적지않은 폭격에도 불구하고 유고의 방공망은 건재한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최첨단 스텔스기도 떨어뜨릴 정도다.

현재 로마 교황청이 중재에 나서기로 하는 등 타협을 촉구하는 국제여론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다.

이탈리아가 공습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는 등 나토측에서의 분열조짐도
있다.

하지만 타협이 이루어지더라도 나토의 지상군 투입결정이 나기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만일 지상군 투입 결정에도 유고측이 버틴다면 상황은 악화일로일 수 밖에
없다.

유고는 스텔스기를 떨어트린 자신감과 공략에 힘든 산악지형을 배경으로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밀로셰비치의 정치적인 계산 때문에 항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마지막에 유고측의 협상요구가 제기되더라도 나토측이 밀로셰비치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밀어부칠 공산도 없지 않다.

미국 상원도 지상군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상황이다.

물론 이 경우 양측에서 상당한 피해가 생긴다.

유고가 "제2의 베트남"이 될수도 있다.

사태가 최악으로 가는 경우 유고가 이웃나라인 마케도니아 등을 침공하며
대규모의 전쟁으로 일을 확대시킬수 있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여기에 러시아가 개입할 경우 유럽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나 전장이 유고국경을 넘어간다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인식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