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의 역사를 바꿀 거대 천체 망원경이 시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국립천문대는 천체 망원경으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직경 8.3m의 스바루
망원경을 하와이섬에 짓고 있다.

마우나케아산 정상에 들어설 이 망원경에는 우주분야의 최신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의 천문학 수준으로는 풀지 못했던 우주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계밖에 또다른 지구가 있을까.

우주의 생명체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은하계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인간이 관측할수 있는 우주범위의 1백배나 되는 암흑의 세계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을까.

우주는 왜 팽창할까.

스바루 망원경은 이같은 숙제들을 해결하게 된다.

스바루 망원경은 지난 91년 착공돼 오는 2000년초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세계 천문학계에서는 이 망원경이 완성될 경우 인간의 우주개척에 새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스바루 망원경의 성능 =기존 망원경은 대부분 반구형이지만 이와달리
스바루 망원경은 실린더모양의 원통형이다.

대기의 변화가 천체관측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스바루 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두께 8인치(20cm)의 아주 얇은 주경에
있다.

보통 천체망원경의 주경은 거울의 무게나 온도변화등에 따라 조금씩 변형을
일으킨다.

이것이 천체관측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스바루 망원경의 주경은 후지쓰가 개발한 특수 컴퓨터 제어시스템에
의해 작동된다.

이 컴퓨터는 대기변화에 따라 1초에 1백번씩 거울의 각도를 조정한다.

대기변화에 영향을 최소화시켜 우주 관측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컴퓨터 제어시스템은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

물론 관측한 데이터는 모두 첨단 컴퓨터 시스템으로 분석한다.

스바루 망원경은 또 근자외선에서부터 중간적외선에 이르기까지 넓은 파장
으로 고해상도의 천체관측을 가능하게 한다.

이 망원경은 특히 지금까지 천문학에서 미개척분야인 적외선을 이용한
천체관측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바루 망원경에는 기존 허블보다 뛰어난 10k x 8k급의 고해상도를 제공
하는 "주초점 카메라(suprime cam)", 근적외선으로 스펙트럼을 촬영해
행성이 지구로부터 어느정도 멀리 있는가를 분석하는 "OH 야광제어 분광기"
등 7개의 첨단 관측장비가 들어간다.

<> 우주탐험의 새장을 연다 =현재 세계 천문학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망원경은 구경 3.4m급 망원경이다.

이에비해 스바루 망원경은 구경이 2배정도인 만큼 우주 관측의 범위가 훨씬
넓다.

지난 1월28일 일본 국립천문대는 스바루 망원경의 첫 빛을 우주에 발사했다.

그 결과 목성이나 토성뿐만 아니라 지구로부터 1천5백광년 떨어져 있는
오라이언 성운까지 선명하게 촬영해낸 것으로 밝혀졌다.

스바루 망원경의 임무는 무엇보다 우주의 역사를 밝혀내는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주의 생명체가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허블 망원경으로 볼수 있는 가장 먼 우주는 빅뱅으로 생겨난 태초의
상태로부터 대략 10억광년이 지난 우주이다.

그러나 우주는 빅뱅이후 10만광년에서 10억광년 사이에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는게 천문학계의 이론이다.

우주에서 최초의 별과 은하가 만들어지고 별안에서 차례로 원소가 합성돼
가는 과정을 거쳐 현재의 우주모습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허블 망원경으로는 우주의 태초 모습을 관찰할 수가 없다.

스바루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스바루 망원경은 또 태양계 밖의 행성까지 촬영을 통해 관측해 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생명체가 살수 있는 또다른 지구를 발견해내는 임무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태양계밖의 행성 관측은 주로 전파 등을 이용해 왔다.

관측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바루 망원경은 코로나그래프 촬상장치등 첨단 장비를 이용해
태양계 밖이라도 목성크기만한 행성이라면 직접 촬영할 수 있다.

스바루 망원경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 홈페이지
(www.subaru.nao.ac.jp)에 들어 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