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나 셸턴 < OECD 사무차장 >

최근에 아시아 지역이 겪고 있는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나라의
위기는 인근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유행병처럼 많은 나라들을
단시일내에 고통의 도가니에 몰아 넣을 수 있다.

국제자본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세계화 추세의 한
단면이며 최근의 금융위기 같은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는 불안정적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일수록 각국의 관계자들은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세계화라는
초국가적인 흐름을 수용하며 적절한 정책을 제시하는데 주목해야 한다.

세계화는 무역.투자 장벽의 철폐와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교통 통신
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세계 각국은 그들의 경제적 발전 단계와 관계없이 세계화 추세에 부응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각국의 이러한 세계화 노력을 도와주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OECD는 특히 다음 세가지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첫째는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것이다.

기업부문의 역할은 국제적으로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과 주주를 비롯해 다른 이해 관계에 있는 이들의 관계를 포함
하는 기업지배구조가 그 나라의 경쟁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의미
이다.

특히 국제자본시장의 투자가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반영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는 투자가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인이다.

때문에 이러한 기업지배구조 형성을 위해서 OECD는 주주의 권리, 임직원과
제 3자의 역할, 감독기관으로서의 이사회의 역할, 그리고 적시성과 신뢰성을
갖춘 기업정보제공을 토대로 하는 소위 기업지배구조의 근본방침을 준비중
이다.

둘째로 OECD는 부정 부패를 방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정 부패는 각국 관료들의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하여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필히 척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OECD는 각국의 "도덕 인프라" 구축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각국 정부의 투명성과 성실성 향상을 위해 작성된 OECD 부패방지
협약(Convention on Combating Bribery of Foreign Public Officials)이
지난 2월15일 시행되었고 한국은 이 협약에 서명한 29개 OECD 회원국중
하나로 반부패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끝으로 규제개혁의 중요성을 살펴보자.

규제는 소비자 보호와 환경문제 등의 매우 중요한 문제들과 관련, 경제적
또는 사회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정책수단이다.

그러나 경제 또는 사회의 급격한 변화속에서는 규제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규제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97 OECD 중요 보고서의 하나에는 규제개혁에 관한 각종 제안들이 권고되어
있고, OECD는 현재 규제개혁에 대해 국가를 단위로 더욱 심도있는 평가를
하는 중이다.

한국 정부가 다음 평가대상으로 자청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OECD가 거듭 강조하는 "개혁" "투명성과 책임성"
그리고 "성실성"은 모든 종류의 기관에 적용하며 여기에는 대학도 포함된다.

최근에 서울에서 한국 정부와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민주주의, 시장
경제와 발전"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에서도 강조된 바와 같이, 시장경제에서의
경제성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기반을 구축하는 공공기관 또는 민간기관의
주도하에서만 가능하다.

교육의 정도가 높아지고 더욱 다양한 정보에 노출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정부와 국제기구는 오늘날의 세계와 발맞추기 위한
개혁을 추구하고 현대화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금융위기에 대한 한국의 대처는 적절했고, 한국인들의 근면과 인내는
긍정적인 결과들을 초래했다.

미래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한국은 개혁 프로그램을 꾸준히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요구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