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양분 위기에 놓였다.
겉으로 보기엔 회장선임을 둘러싼 회원들간의 반목이 주된 이유다.
이질적인 회원구성이 화학적인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이들은 지난해 12월 정기총회를 열고 2대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업체 대표
들과 CM협회 회원들이 각기 다른 후보를 추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형사들은 현재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민경훈 두산건설부회장을,
CM협회측은 이배호 중앙대교수를 후보로 내세워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았다.
회원수의 절대우위(CM협회-2백명중 1백70명차지)와 운영자금(한건협-전체의
99%부담)을 무기로 서로 주도권을 쥐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감정적인 대립으로 번져가는
데엔 다른 요인이 있다.
조만간 허용될 "동일업종 복수협회 설립"조항.
지난해 한건협은 법적으로 정식법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여서 통합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백80도 달라졌다.
골치 아프게 다투기보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협회를 설립하자는 강경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M협회측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IMF한파이후 어려워진 회원사들의 회비부담을 줄이고 유사업무를 합쳐
경쟁력을 높이자는 통합당시의 취지는 이미 퇴색된 상태다.
협회구성과 운영방안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또 어느정도의 갈등은 활력소가 된다.
그러나 판을 깰 정도의 대립은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협회의 가장 큰 목적은 회원들간의 화합과 참신한 건설정책의 발굴이다.
양측이 통합당시의 절박한 심정으로 돌아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최선책을
찾아가는 자세가 아쉽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