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계곡물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금강산에서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개신교인들의 합동기도회가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금강산 단체방문단 4백여명은 23일 오후 1시
구룡폭포가 한눈에 보이는 관폭정에서 합동기도회를 열고 "불신과 미움이
믿음과 사랑의 마음으로 변하여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의 날을 앞당길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그동안 개신교 목사와 대표단이 북한땅에서 기도회를 가진 적은 있었지만
일반신도들이 참석한 대규모 기도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철범 KNCC회장, 박형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용길(문익환목사
미망인)장로 등이 함께한 KNCC 금강산 방문단은 합동기도회 후 "우리의
소원을 통일"을 합창, 1천만 한국개신교인들의 통일염원을 전했다.

22일 오후 동해항에서 봉래호를 타고 출항한 KNCC 금강산 방문단은 이유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의 인도로 선상 개회예배를 올렸다.

23일엔 오후 1시 관폭정 합동기도회에 이어 오후 8시에는 시사평론가
정범구 박사의 사회로 "교회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로
바람직한 통일정책과 기독교인의 자세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발제자인 이재정(성공회대 총장)신부는 "북한의 복음화를 내세우기 앞서
북한의 형제 자매들과 사랑을 나누는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홍사덕 국회의원, 노정선 연세대 교수, 채수일
한신대 교수 등 토론자들도 "기독교인이 참회하는 자세로 통일의 물꼬를
트는 데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문단은 24일 눈발이 날리는 만물상을 오른데 이어 온정리 공연장에서
평양모란봉교예단의 시범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오후엔 황대식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의 인도로 평화통일염원
공동예배와 양영식 통일연구원장의 특별강연회에 참석한 뒤 25일 오전 동해항
으로 돌아왔다.

KNCC의 이번 금강산 방문에는 베데스다선교회, 임마누엘재활원, 라파엘의
집 등의 장애인 60여명이 함께해 굳은 통일의지를 보여줬다.

< 금강산=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