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1년만에 소비심리는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 한켠에는 아직도 긴장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인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경제가 호전되더라도 거품소비는 자제
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또 소비자들의 절반이상은 가계생활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며 생활형편도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씀씀이는 지난해보다 다소 커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신세계백화점유통산업연구소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등 전국 7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주부 7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9년 소비자생활및 소비예측"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5%가 생활수준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지출도 응답자의 10명중 7명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주부들의 대부분은 생활이 나아지더라도 소비보다는 저축에 힘쓰겠다
고 응답, 경제위기가 불러온 불안한 가계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내비쳤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신세계백화점유통산업연구소 서영철부장은 "소득수준에
따라 소비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겠지만 전체 소비자들은 건전소비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합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올 생활형편 전망

전체의 58.5%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본 반면
41.4%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대구에서는 "악화"를,광주에서는 "호전"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많아 지역간 심한 편차를 보였다.

부산과 대구에서는 악화를 예상하는 응답자가 각각 48.9%,44.4%에 달해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광주에서는 38.8%가 호전, 36.7%는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 생활비 지출계획

7백명중 5백32명(76%)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수준 44%(3백8명), 다소 증가 28%(1백96명), 많이 증가 4%(28명),
다소 감소 20.3%(1백42명),많이 감소 3.7%(26명)등이다.

예상 월평균 생활비는 지난해보다 9천원이 많은 1백18만7천원.

지출을 늘릴 부문으로는 자녀교육비(89.3), 식료품비(22.8%), 의류구입비
(11.6%), 저축(10.7%), 경조사비(8%), 보건의료비(3.1%), 외식비(1.3%),
교양오락비(1.3%), 대출금이자(0.9%) 순으로 꼽혔다.

또 상품구입 관련 소비지출은 54.4%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15.9%는
다소 늘릴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 품목별 구매장소 이용계획

올해도 할인점이 주요 구매장소로 선호됐다.

할인점은 일용잡화(50%), 주방용품(60.7%), 인테리어용품(32.6%), 화장품
(54.8%), 아동용품(37.9%), 가전제품(42.9%), 가구류(42.1%) 등 7개 부문에서
선호도 1위에 올랐다.

백화점은 신변잡화(42.1%), 숙녀복(50.6%), 신사복(56.5%), 스포츠용품
(37.5%)에서 강세를 보였고 재래시장은 식품(35.5%)부문에서 명맥을 유지
했다.

<> 생활태도및 가치관

사회및 개인적 관심사로는 각각 경제(70.9%)와 건강(38%)을 으뜸으로 내
세웠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자녀교육, 40~50대는 건강에 관심이 높았다.

IMF 1년을 보내면서 생활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응답자는 40.6%에
달했고 30.9%는 아직 불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소득수준별로는 월소득 3백만원 이상층에서는 49.3%가 달라진 생활에서
안정을 찾았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1백50만원 이하층에서는 34.1%만이 이에
동의했다.

또 "저축보다는 여유로운 삶을 위한 적당한 소비가 더 중요하다"는 질문에는
60.4%가 반대의견을 표시, 아직은 IMF한파가 남긴 불안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밖에 상품구입과 관련해서는 62.3%가 브랜드나 품질보다는 가격위주로
선택할 것이라고 응답, 저가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특히 월소득 1백50만원이하층에서는 75.1%가 가격위주의 구매성향을 보인
반면 3백만원이상층에서는 46.4%만이 가격선호도를 나타내 소비양극화 심리를
반영했다.

-----------------------------------------------------------------------

<조사개요>

<> 조사방법 : 전화를 통한 설문조사
<> 조사대상 : 20세이상~60세미만의 주부
<> 조사지역 :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 조사기간 : 99년 1월 9~11일(3일간)
<> 표본수 : 7백샘플(서울 1백60, 기타지역 각 90)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