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바람이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저밀도 단지중 일부는 올해중 착공에 들어갈 것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매물이 달리는 지역이 있기도 하다.

이같은 열풍은 수도권으로 옮겨지고 있다.

안양 과천 부천 등지의 저층아파트값도 덩달아 들먹인다.

거래를 주선하는 중개업소들은 저층아파트값 강세를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높은 자산가치.

10평형대의 토지지분이 30~40평형대 고층아파트의 그것과 맞먹는다는 것.

또 택지가 부족해 대규모 단지가 들어설 만한 곳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재건축 대상아파트의 미래가치가 지나치게 과대 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서울 개포동 주공1단지 17평형은 1억9천5백만~2억1천5백만원.

단지내에서 가장 넓은 평수인 5단지(고층) 34평형(2억~2억2천만원)과
맞먹는다.

사업이 완료되려면 10년이 걸릴지 15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향후 가치만을 따져 좁은 아파트를 고집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또하나 생각해볼 일은 사업기간.

금융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대상아파트는 10년을 보유해도 10~20%의 가격상승 효과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0년 동안 금융상품에 투자할때 발생하는 이자와 비교하면 그리 득될게
없다.

장기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말이다.

사정이 이러니 최근의 가격급등에 대해 일부에선 "음모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저금리추이가 이어지면서 시중의 여윳돈이 단기차익만을 위해 몰린다는
소문이 그 요지다.

재건축사업은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사업진전과정에 따라 가격이
단기폭등하는 양상을 보여 치고 빠지는 "단타"가 가능해서다.

재건축에 몰리는 일부 투기자금이 주식시장의 "작전세력"과 비유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