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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광속경제] 제1부 : (8) '노른자위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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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 초록 노랑 등 강렬한 원색의 옷으로 유명한 세계적 의류업체 베네통.

    계절마다 5천여가지 의류스타일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2백50여개 색상과 결합해 한 계절에 1백25만종류 2천5백만벌의 옷을
    만들어 낸다.

    베네통은 소비자 반응을 미리 측정하기 위한 몇몇 안테나숍이나 핵심 염색
    공장을 제외하고는 자체 생산시설과 판매조직을 갖고 있지 않다.

    4백50여개 협력업체들이 생산을 대신하고 전세계에 퍼져 있는 8천여개 점포
    들이 옷을 팔아 준다.

    특이한 것은 이 모든 공장과 판매점들이 이탈리아 로마 베네통 본사
    중앙컴퓨터와 연결돼 있다는 점.

    중앙컴퓨터는 각 매장의 판매현황 주문내용 재고물량과 하청공장의 공장가동
    상황, 고객들의 취향변화에 대한 정보 등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중앙컴퓨터는 어떤 제품을 어느 공장에서 얼마나 만들어 어느
    매장으로 보내야 할지를 즉시 결정한다.

    회사는 컴퓨터의 결정대로 실행한다.

    이 시스템 덕분에 판매점이 어느 곳에 있든 주문물량은 가장 가까운 공장
    에서 생산되고 1주일 안에 도착한다.

    판매시즌 중간에도 필요한 물량을 주문하면 차질없이 공급된다.

    세계 각지의 시장에서 일어나는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대개의 다른 의류회사의 경우 판매점들은 적어도 6개월 이전에 수요를
    예측해 옷을 미리 주문한다.

    의류업계의 오랜 구매방식이다.

    베네통은 이같은 아웃소싱 경영으로 세계 의류시장을 장악했다.

    생산과 판매를 모두 외부에 맡기는 대신 제품개발 디자인 광고에 모든 능력
    을 쏟아붓는다.

    베네통의 원색 디자인 옷은 언제나 인기를 모았다.

    특이한 모델과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베네통의 광고는 항상 눈길을 끌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베네통의 성공은 가장 경쟁력있는 핵심역량(Core Competence)에 집중한
    결과다.

    핵심역량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중요한 기술이나 독점적인 기술(능력)을
    말한다.

    기업은 이런 능력을 갖게 되면 경쟁기업보다 훨씬 빠르게 좋은 제품을 계속
    내놓고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베네통은 개발 디자인 글로벌광고 등 "노른자위"만 키우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에 의존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디지털 네트워크다.

    베네통 아웃소싱의 인프라는 세계 구석구석을 그물처럼 엮어 주는 컴퓨터
    통신망이다.

    4백50여개 공장과 8천여개 매장을 잇는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 판매 마케팅
    등의 모든 정보가 로마의 중앙컴퓨터 한곳으로 모이고 전세계로 동시에 퍼져
    나간다.

    이처럼 디지털 네트워크는 세계 각지에 있는 수백개 기업이나 공장을 연결해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비용을 줄이면서 새로운 제품과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고 고객의 욕구가 변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

    기업은 설계 디자인 개발 생산 판매 어느 분야든 가장 경쟁력있는 곳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수백명의 납품업자로부터 수만개의 부품을 공급받아
    만들어진다.

    납품업자들은 자동차 제작과정이 변하더라도 적절한 시간에, 제작과정의
    순서에 맞게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이런 작업을 위해 납품업자의 컴퓨터는 도요타의 생산계획에 관한 정확하고
    상세한 정보를 입력해놓고 있다.

    도요타의 계획이 변경되면 납품업자의 컴퓨터 정보도 동시에 바뀐다.

    본사에서 자동차가 조립되고 있는 순간 납품업자의 컴퓨터에는 다음 공정에
    필요한 부품을 언제까지 얼마나 운송해야 할것인지의 정보가 입력된다.

    이런 과정은 모두 동시에 연속적으로, 그리고 전세계적인 범위에서
    일어난다.

    디지털 네트워크의 힘인 것이다.

    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백개 공장이 하나의
    공장처럼 서로 연동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기업은 전체 조직과 부문을 최적화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어떤 한 부분만 가장 효율적으로 만들면 된다.

    취약한 부분은 외부의 힘을 빌리면 된다.

    기업끼리의 이같은 상호 연동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구조다.

    모두가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화 업체인 미국 나이키사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와 남미
    유럽에 수많은 하청공장을 두고 있다.

    본사에서 만든 제품디자인이 인공위성을 통해 생산공장의 CAD(컴퓨터지원
    설계) CAM(컴퓨터지원생산)시스템에 곧바로 전송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나이키는 이런 방식으로 세계 곳곳에서 같은 디자인 같은 품질의 신발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한 아웃소싱은 기업의 역량을 노른자위 한곳에 모을 수
    있게 한다.

    그래야 변화의 물결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디지털 광속경제시대의 새로운 생존논리이기도 하다.

    [ 특별취재팀 = 추창근(정보통신부장/팀장)
    손희식 정종태 양준영(정보통신부) 한우덕(국제부)
    조성근(증권부) 유병연 김인식(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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