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시 버려지는 탯줄에서 새 생명의 빛을 찾는다"

지난 97년에 창업한 라이프코드(대표 최수환)는 탯줄에서 채취한 제대혈을
냉동보관했다가 골수 대신 이식하거나 각종 유전성 난치병 치료에 활용하는
"제대혈 조혈모세포 가족은행"을 운영중인 벤처기업이다.

현재 가족은행에 등록된 제대혈 조혈모세포(Cord Blood Stem Cell)샘플은
10여개.

이밖에 일반환자용 연구샘플은 50여개를 보관하고 있다.

CBSC란 신생아가 태어난후 태반이나 탯줄속의 혈액(제대혈)에 남아있는
세포.

이 세포는 혈액이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등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미성숙
상태로 면역체계의 모체가 된다.

지금까지 불치 또는 난치병으로 알려진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골수종등
혈액질병과 고셔씨병등 유전자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선진국에선 CBSC이식이 기존의 골수이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의료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최수환 사장은 "지난 88년 프랑스에서 첫 CBSC이식이 이뤄진후 전세계적
으로 1천5백여건의 이식수술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96년 7월 첫번째 이식수술이래 7건이 시술됐다.

도입단계인데도 성공률이 50%를 넘고 있다.

제대혈은 출산후 탯줄에서 주사기로 몇분만에 채취, 처리과정을 거쳐
냉동보관하는 만큼 공여자에게 후유증이 없는게 장점.

반면 골수는 공여자를 전신마취한후 뼛속에서 1백~2백회 뽑아낸다.

최소 3~4일 입원하는데다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식수술을 위한 조직적합성검사에서도 골수는 6개 항목이 모두 일치해야
하지만 제대혈은 3개만 맞으면 된다.

이식후 거부반응도 CBSC가 훨씬 낮다.

본인이식의 경우 거부반응이 전혀 없으며 혈연간 부작용이 미미하다.

비혈연간 이식에서도 부작용 발생확률이 골수이식의 절반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의 이력은 의료계와는 전혀 무관하다.

이 사업을 하기전까지 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삼성금융연구원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모친이 암으로 사망하자 직장을 그만두고 97년 7월 라이프코드를
창업, 국내 최초의 CBSC은행을 설립했다.

라이프코드는 현재 세계 최대 CBSC가족은행인 미국 아리조나대학의
CBR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으며 LG창투에서 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가족은행의 경우 검사처리비용은 70만원이며 연간 보관료는 15만원.

최 사장의 1차 목표는 가족은행의 선행단계인 공여은행을 활성화하는 것.

이를위해 국내 유수의 종합병원과 CBSC은행 네트워크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02)552-9413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