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이 부도를 낸지 23일로 꼭 2년이 된다.

환란의 주범중 하나로 지목돼 숱한 비난과 조사를 받아왔고 그때마다 조속
처리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한보는 아직까지도 새주인을 찾지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한보는 과연 어디로깔가.

동국제강과 영국의 이스팟간 대결구도를 보이던 한보철강 인수전에 새
변수가 등장했다.

연합철강의 전 사주이자 2대주주인 권철현씨와 그 일가가 한보 인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

이에따라 한보 인수전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권철현씨측의 인수전 참여는 그와 동국제강간 악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끈다.

권씨측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연합철강 주총 때마다 증자를 위한
정관개정에 브레이크를 걸며 제1주주인 동국제강과 대립해왔다.

권철현씨가 회장으로 있는 중후산업의 한 관계자는 "한보철강 인수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권회장의 아들인 권호성 사장이 이달초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말했다.

권씨측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게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에는
미국계 펀드와 공동으로 한보철강을 인수하는 방안을 마련, 매각주간사인
BTC측에 이미 의사표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후산업은 권호성 사장이 조만간 귀국하는대로 한보철강 인수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당초 이달말까지 한보매각을 매듭지을 방침이었으나 추가로
실사를 요구해온 기업이 있다며 일정을 늦춘 상태다.

그동안 실시된 두차례의 입찰(인수제안서 접수)에서 동국제강만이 한보를
통째로 사겠다고 제시, 동국의 인수가 유력시됐으나 추가 실사로 상황은
달라졌다.

업계에선 추가실사를 요구한 기업이 바로 권철현씨측과 관련있는 미국계
펀드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동국제강은 채권단과 BTC가 자사가 제출한 인수금액을 공개하는 등
국제관행을 무시한채 인수희망기업을 무리하게 끌어들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동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계 펀드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공장가동에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재테크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보철강이 어디로 갈지, 동국제강과 권철현씨의 악연이 한보 인수전으로
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한보철강은 현재 A지구의 봉강라인만 가동하고 있을 뿐 열연 냉연 등
대부분의 설비가 방치된 상태다.

< 충남 당진=이익원 기자 iklee@ >

[ 한보철강 일지 ]

<> 97년

- 1월23일 : 한보철강 최종 부도
- 31일 : 재산보전처분 결정, 정태수회장 구속수감
- 4월7일 : 정태수회장 상대 국회 한보청문회
- 8월27일 : 법정관리 정리절차 개시결정

<> 98년

- 2월16일 : 정리계획안 법원 제출
- 10월19일 : 한보철강 국제입찰 매각실사 착수
- 12월15일 : 한보철강 국제입찰
- 12월16일 : 유찰, 수의계약 협상

<> 99년

- 1월12일 : 2차 국제입찰
- 1월22일 : 인수희망업체 실사중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