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자재 가격은 품목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소폭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적어도 작년보다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작년에 원자재 값이 곤두박질친 가장 큰 요인은 급격한 수요감소다.

아시아 등이 경제위기에 빠지면서 수요가 격감했던 것.

따라서 아시아를 비롯해 각국의 올해 경제사정이 적어도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자재 값도 소폭이나마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폭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석유만해도 작년에 워낙 많은 양의 재고가 쌓였다.

산유국들의 감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비철금속의 경우도 비슷하다.

가격이 회복되려면 세계경제성장률이 4%는 돼야 하지만 2%대에 그칠
것이라는게 각 기관의 전망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 원자재값은 바닥권에서 약간 올라서는 수준을 형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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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국제 귀금속 가격은 종목별로 곡선을 달리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값은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은 늘어나게 돼 있어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백금과 팔라디움 등은 공급이 제대로 안돼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의 경우 공급증가가 가격유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생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보유분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기 위해 금매각에
나설 것이라는게 주된 이유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보관비용이 많이 드는 금을 팔고 채권 등 고수익 상품
으로 투자대상을 바꾸는 추세다.

경제 전문 종합 미디어 그룹인 미국 다우존스사가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
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요인만으로도 금값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공급물량이 쏟아지는 반면 이를 소화할 만한 수요는 미미한 실정이다.

아시아 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수요가 대폭 줄었다.

금의 주요 소비국가인 아시아국들의 경제사정이 올해 역시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현재 온스당 2백80~2백9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금값이
2백50달러까지 주저앉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물론 미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거나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금이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을 되찾아 값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 금값 상승을 점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백금과 팔라디움은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백금과 팔라디움의 최대 생산국은 러시아.

러시아는 작년 5월부터 본격화된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난으로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백금 팔라디움 등 귀금속을
포함한 수출 선적이 제대로 이루어지질 않았다.

일본 등 주요 백금 팔라디움 소비국들의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이 급감
하면서 가격은 상승세를 타왔다.

올해에도 공급이 달리는 가운데 특별히 수요가 감소할 요인이 없어 이들
귀금속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