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시련이 다가오고 있다.

먹을 것과 마실 물, 에너지가 고갈되고 있어서다.

기본적인 생계를 담보하는 식량과 식수, 풍요한 문명생활을 가능케 했던
원유의 소진은 인류에겐 대재앙이다.

당장 아쉽지 않아 고통을 느끼지 못할 뿐 머지않은 장래에 인류는 삶
자체를 걱정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인구와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데
있다.

여기에다 자연파괴가 한몫을 한다.

자원부족은 또다른 ''전쟁''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예측가마다 ''예언''이 틀리긴 하지만 길게 잡아도 반세기 안에 인류는
파국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오직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 ''종말''만은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기술발전이 자원고갈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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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솟아날 것 같던 원유도 그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구촌이 머지않은 장래에 에너지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얘기가
공연한 걱정만은 아니다.

원유값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것은 문제도 아니다.

일시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최대 수요처인 아시아가 경제위기로 석유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기록적인 성장세를 지속한 곳이어서 영향이 더욱 컸다.

그러나 이 지역의 경제가 본격 회복될 경우 수요는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석유매장량을 약 1조배럴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금의 소비수준이 유지되면 50년 안에 고갈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50년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은 3배로 급격히 늘어나 현재 연간
2백40억배럴이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매장량도 믿을 게 못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최근호는 "세계 석유매장량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은 8천5백억배럴에 불과하고 그나마 개발 가능한 매장량은 얼마되지 않아
10년안에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석유자원분야의 권위자인 크래이그 해트필드 박사는 석유가 2036년에
완전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트필드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1조배럴로
추정되는 석유부존량은 현재 하루 6천9백만배럴이나 되는 소비가 감소되지
않는한 37년 뒤에는 완전 고갈된다는 것이다.

해트필드 박사는 그동안 석유메이저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
세계가 자원고갈에 대한 대비에 소홀히 해왔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새로운 유전 발견도 지지부진해 위기감을 더해주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유전 발견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주도했으며 10년
단위로 3천억배럴씩 늘어 왔지만 지난 89년이후에는 새로운 유전이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해트필드 박사는 지난 85~95년 사이 세계 석유수요가 연평균 16% 증가했고
특히 개발도상국들에선 40% 가까이 늘었다며 개발도상국의 소비가 향후
20년안에 선진국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석유수요가 오는 2010년에는 94년에 비해 최고
4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ASEAN) 6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에너지소비 증가율은 세계전체 증가율을 2배이상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의 경우 이미 지난 93년부터 석유
등 에너지를 국내에서 충당할 수 없어 수입하는 형편이다.

산유국인 인도네시아도 오는 2007년에는 수입국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원유증산속도도 급속도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는 2000년에 이르면 북해지역 원유증산 속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위기의식으로 태양 조력 풍력 지열 등 대체에너지 개발이 한창이다.

그러나 엄청난 시간과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어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당장 고통을 느끼지 목한다고 펑펑 써대는 사이에 반세기는 훌쩍 지나갈
수도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