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가 현행 경찰의 음주측정 관행은 불법 투성이라고 이의를
제기,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지법 민사4 단독 윤남근 판사는 최근 "사법논집" 제29집에 발
표한 "음주운전에 관한 형사법적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현행 음주단속
관행의 문제점을 꼼꼼히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이 논문에서 윤 판사는 "미국에서는 경찰이 운행중인 차량을 세워
음주측정을 요구하려면 중앙선 침범 차선이탈 과속이나 저속 급가속이나
급정차 등 음주운전을 의심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만 하며 그렇
지 않을 경우 확보된 모든 증거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윤 판사는 또 미국에서 임시검문소를 설치해 음주운전을 단속하려면
<>시민들에게 검문소 설치사실을 미리 홍보하고 나서 <>접근 차량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만 적법한
것으로 인정받는다고 밝혔다.

윤판사는 "경찰이 야간에 아무 곳에서나 도로를 막아놓고 통행하는
차량을 세워 음주측정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음주여부에 상관없이
음주운전행위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
에 비춰보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