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주가 채권값이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원화의
달러환율은 1천2백14원을 기록, 한달전에 비해 달러당 1백원이상 떨어졌다.
현재추세로 미루어 금주중 1천1백원대로 진입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전망들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우리 경제가 다소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우리나라 원화표시채권에 대한 신용
등급을 3단계 올려 "안정적 투자적격"으로 판정한 것도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적인 신인도개선을 말해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수 있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하와 엔화강세의 영향이 겹쳐 외국인자금 국내유입이 늘면서 원화
강세의 주가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국면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원화강세는 그 부작용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원화절상속도가 말레이지아 대만 태국등 다른 아시아국가
통화의 그것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 엔화절상속도에는
못미치지만 현재추세가 지속된다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엔화강세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의문이 적지않은 등 국제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팽배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 발빠른 강세를 보이는 것은 자칫
우려할만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태하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주가가 오르고 원화강세까지 겹쳐 국제금융시장여건이 바뀌면 단기
투기성 외자가 수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가기에는 더없이 좋은 여건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확보와 안정적인 증시활황을 위해서도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3백원안팎에서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제2의 외환위기는 없을 것이라는게 관계당국자들의 얘기지만 대외신인도제고
등을 위해서도 외환보유고를 지금보다 2배정도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
지금이야말로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해야할 때가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 현재의 원화강세추세가 이어져 원화의 달러환율이 1천1백원대로
접어들게되면, 그래서 원화절상이 정부방침인양 자칫 잘못받아들이게 되면
거주자외화계정의 외화가 시장으로 쏟아져 또 하나의 새로운 원화강세요인을
촉발하게 될 지 모른다.

수출을 생각하고 투기성 외자움직임을 견제하려면 원화는 현재수준에서
다소 절하돼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이 긴요하다. 그렇게 되려면 금리가
더 낮아지는게 순리이기도 하다.

최근의 금리움직임은 한마디로 비논리적이다. 콜금리 CP금리가 7%대,
회사채금리가 9%대로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내리는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내의 자금거래관련 금리만 내린 꼴이다. 정말로 실세금리가 내렸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스러운 감조차 없지않다. 최근의 금융시장상황은 환율과
금리에 대한 정책당국의 종합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측면이 강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