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대 그룹의 사업구조조정안을 확정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박태준 자민련총재와 함께 정재계간담회에 직접 참석
하겠다고 밝힌데서 구조조정을 매듭짓기 위한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읽을수 있다.

정부는 5대 그룹이 구조조정안을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반영해야 하는 시한이
이달 15일로 다가오면서 조급해 하고 있다.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의 평가는 5대그룹 분야에 인색하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도 "5대 그룹이 일정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에 다소 부담을 느낀 정부는 석유화학 항공기 등 일부 빅딜
업종마저 기대에 못미치자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5대 그룹의 사업구조조정안 마련작업은 급류를 탈 것 같다.

다음주쯤 열릴 예정인 정재계간담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만큼 아퀴를 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정재계간담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보고 있다.

구조조정안을 매듭짓는 자리가 정치적인 냄새로 포장될 소지가 있는데다
그자리에서 명쾌한 결론이 안날 경우 정부가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재계간담회에 대비,빠르면 1일 관계장관들이 미리 만나 5대그룹에
요청할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좀더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는게 정부의 기본철학이다.

설비가 과잉을 빚게 된 것이나 채무가 과다해 진데는 금융기관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그룹이 처리해야 할 숙제라는 인식이다.

이에따라 관계장관들은 구조조정위원회에서 거부당한 빅딜업종의 처리문제
나 빅딜에 포함되지 않은 자동차 등에 관해 해당 그룹측이 손실을 더
안으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같은 업종간의 상호지급보증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확정될 것 같다.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상호지보해소방안을 짜고 있다.

재계는 김대통령이 정재계간담회에 직접 참석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나 금융감독위원회 채권금융기관 사업구조조정위원회 등 구조
조정 관련 부처나 기관들이 때로는 화음이 맞지않는 소리를 함으로써 혼선을
빚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주재함으로써 구조조정방향을 확정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5일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의지가 강하지만 그룹마다 처리하기 어려운 기업이 적지 않다.

삼성그룹의 삼성자동차나 현대그룹과 LG그룹간에 최종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단일화문제 등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채권금융기관이 채무의 주식전환(출자전환)이나 단기채무의 장기전환
등을 포함한 금융지원을 결정하기에 앞서 그룹측이 분담해야 할 손실을
정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경제개혁의 성패를 가름할 기업구조조정문제로 이달은 채권금융기관이나
해당 그룹 모두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 같다.

[ 사업구조조정위 4개 빅딜업종 최종평가 결과 ]

<>.철도차량

- 수익성 및 사업전망
.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로 수익성 극도로 악화
. 서울지하철 3기공사 연기 등으로 수요 감소 전망
. 3사 합계 매출액 99년 7,647억원, 2000년 9,712억원, 2001년
1조3,998억원 증가, 추정은 현실성 없음

- 조정안 평가
. 설비과잉문제 해소방안 미흡
. 설비 20% 인력 10%만 감축한다는 것은 비합리적
. 신설법인 부채비율 500%로 재무구조 극히 취약

- 금융지원요청및 손실분담
. 설비/인력/재무구조 구조조정 내용이 미흡해 출자전환할 수 없음
. 누적손실 등은 경영실패의 결과

- 결론
. 사업구조조정안 수용불가
. 빠른 시일내 새 조정안 수립해 제출

<>.항공기

- 수익성 및 사업전망
. 3사 모두 수익성 재무구조 취약
. 완제기 사업부문 통합계획은 3사의 기술수준과 경험 감안할 때
수요창출 가능성 희박]

- 조정안 평가
. 과잉설비 및 인력 감축의 타당성 검증할 근거 없음
. 추정매출액에 비해 과다한 자본 및 부태규모 책정

- 금융지원요청및 손실분담
. 사업전망 불투명하고 수익성 취약해 출자할 수 없음

- 결론
. 사업구조조정안 수용불가
. 외자유치 위해 빠른 시일내 새로운 사업계획 수립해 제출
. 외자유치 가시때 채권단 금융지원 타당


<>.석유화학

- 수익성 및 사업전망
. 수요감소와 매출단가 하락으로 수익성 약화
. 신설법인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로 업계경쟁사와 치열한 경쟁 예상
. 수출전망 낙관할 수 없음

- 조정안 평가
. 98년 매출추정액 2조8,000억원, 총부채 6조원으로 잡은 계획은
수익성 취약하고 부채규모 과다한 것임
. 미쓰이시물산에서 15억달러 외자유치 해도 재무구조개선 난망

- 금융지원요청및 손실분담
. 불투명한 사업전망과 기존 주주의 손실부담 미미 감안시 금융지원
요청 타당성 없음

- 결론
. 사업구조조정안 수용불가
. 금융지원시 업계 경쟁사들과의 형평성 문제 심각
. 외자유치와 자구노력으로 자체적인 사업구조조정 추진하는 것이 타당

<>.정유

- 수익성 및 사업전망
. 한화에너지 인수시 시장점유율 20%확보, 유통망 지역편중 해소 등으로
수익성 안정
. 현대정유는 업계 3위 업체로 경쟁력 제고될 전망

- 조정안 평가
. 마이너스 순자산가치를 가진 한화에너지에 상당한 영업권 이양
. 5억달러 유치 성공시 현대정유 재무구조 개선

- 금융지원요청및 손실분담
. 금융지원은 외자도입과 양사의 합병시점에 시행하는 것이 타당

- 결론
. 외자도입후 합병 시점에 차입금 1,400억원 출자로 전환
. 외자도입 확정 시점에 단기차입금 1조2,200억원 장기로 전환
. 한화에너지 인수확정시 2,000억원 신규운영자금 지원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