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년도 수능시험에는 경기불황에 따른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IMF체제이후 위축된 소비생활과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갈등, 은행구조
조정 등 현안들이 대거 출제됐다.

수리탐구영역II에서는 전국의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IMF구제금융이후 소비
생활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예시하고 "중산층에서 더 큰 소비생활변화가 나타
났다"는 가설 검증과 관련된 문제가 나왔다.

정리해고와 관련해서는 "생존권 보장"과 "경영정상화"를 각각 외치는 두
집단의 줄다리기 그림을 보여주고 해결책 모색방법에 대해 물었다.

일본 문화의 유입을 놓고 "별거 아니다" "슬기롭게 받아들이자"는 논쟁속에
서 양 입장을 취사선택하는 발등의 불에 대한 해결책도 요구했다.

인문계 선택과목인 정치에서 "파이"를 갈라먹는듯 구획화된 선거구를 통합
하는 효과를 묻는 "국회의원 구조조정"도 눈에 띄었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이용해 실생활과 연관된 내용을 묻는 문항들
도 많았다.

"6개월마다 복리로 이자를 계산하는 연 이율 10%인 예금상품의 실효수익률은
?" "서양음악의 12음계에서 음의 주파수는 등비수열을 이루는데 도 미 솔의
주파수비는?"(수리탐구영역I)등의 문제가 대표적인 예.

언어영역에서 사막에서 낙타를 끌고 가는 모습의 사진을 보여주고 "인생과
여로"라는 제목의 글을 쓸 때 연상하기에 적당치 않은 내용을 고르라는 문제
도 새로운 유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듣기문제로는 프랑스 유대계 드레퓌스사건과 관련, "나는 고발한다"
란 글을 신문에 기고해 재판에 회부된 에밀 졸라의 법정진술을 들려주고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 류성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