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골라서 거래하는 시대가 왔다.

지난6월29일 5개 은행이 퇴출하면서 "은행도 망한다"는게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은행이 망하면 거래하는 고객은 자칫 예금마저 떼일 수 있다.

비록 정부가 원리금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하더라도 상당기간 돈을 찾지
못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거래할 은행을 고를 땐 세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안전성 수익성 편리성 등이다.

안전성을 보는데는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따져봐야 한다.

작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이후 BIS비율의 중요성이 집중 부각되며 금융
거래때 챙겨봐야 할 필수조건으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BIS 비율을 모르는 사람이 드물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BIS 비율이란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을 말한다.

BIS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규모에 비해 위험자산이 적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BIS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우량한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세계금융시장에서 활동하는 은행들에 대해 8%이상의 BIS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실한 은행으로 취급한다.

BIS 비율이 8%를 밑도는 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제대로 못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년말현재 BIS 비율이 8%를 밑돈 은행은 모두 12개였다.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대동 동화 동남 강원 충북 경기 충청 등.

이 가운데 대동 동남 동화 경기 충청 등은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위원회의
실사.경영평가 등을 통해 이미 퇴출됐다.

이들 은행은 조만간 청산에 들어간다.

나머지 7개 은행중 상업 한일은 내년1월 합병은행으로 거듭난다.

정부의 증자지원등을 통해 BIS비율은 10% 수준으로 올라서게된다.

조흥 외환 평화 충북 강원은행등은 자체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말현재 BIS비율이 8%를 웃돈 은행들의 경우에도 지난8월 경영진단을
통해 새로운 BIS비율이 산출됐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단위는 %).

<>국민 12.0 <>주택 13.3 <>장기신용 9.59 <>신한 11.21 <>한미 12.41
<>하나 13.25 <>보람 11.28 <>대구 11.79 <>부산 10.85 <>광주 11.75
<>제주 8.93 <>전북 11.32 <>경남 11.08.

이들 은행 모두 8%를 웃돈다.

이는 작년말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적용, 산출한 BIS 비율이란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다만 이보다 더 강화된 "경영진단기준"을 적용할 땐 2~3개은행(하나 주택
등)만 8%를 넘는다는 사실도 알아야한다.

그러나 이같은 BIS 비율은 고정된게 아니다.

은행이 받는 예금의 성격과 여신의 건전성여하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변수는 크게 봐서 세가지다.

자본금을 늘리느냐, 이익을 많이 내느냐, 대출 등 떼일 위험이 높은 자산은
적으냐 등을 살펴봐야한다.

은행을 고르는 잣대로는 수익성도 들 수 있다.

고객입장에서 수익성이란 이자를 얼마나 많이 건질 수 있느냐에 관계된다.

그러므로 수익성 측면에서 은행을 택할 땐 이자율이 높은 은행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은행간에도 상품별로 이자율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신문 등에
게재되는 금리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실적배당신탁에 가입한 고객은 무작정 수익률만을 좇아선 안된다.

퇴출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일부 은행의 신탁자산중 상당부분은 부실화돼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신탁자산이 부실화돼있는지 여부는 해당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부실채권비율이 높은 은행은 그만큼 신탁배당률이 떨어질 가능성을 갖고
있는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18개 은행들은 지난9월말 성업공사에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따라서 매각후 부실채권비율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은행별 부실채권비율(단위는 %)은 <>국민 5.11 <>주택 4.71 <>신한 2.80
<>한미 2.25 <>하나 3.13 <>상업 2.13 <>한일 1.44 <>보람 1.15 <>장기신용
8.61 <>조흥 2.58 <>외환 3.07 <>평화 6.38 <>충북 5.56 <>강원 19.05 <>대구
4.05 <>부산 4.92 <>제주 10.0 <>경남 1.96 등이다.

마지막 잣대는 편리성.안전성 측면에서도 수익성 측면에서도 괜찮은
은행들이 늘어서있다면 거래하기 편리한 은행을 택해야 한다.

편리성을 따질 땐 거리 대기시간 등을 감안하면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