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는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나.

정창영 연세대 교수가 "IMF, 고통인가 축복인가"(문이당)를 펴냈다.

그는 아시아 국가를 강타한 경제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각적인 대안을
찾는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의 경제상황 변화를 세계 주요
언론 보도와 경제관련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자본주의의 위력과 실상을 우리가 너무
몰랐다는게 저자의 지적이다.

그는 IMF의 요구 중에서도 비현실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비판하고 아시아
경기부양의 책임자로서 일본이 맡아야 할 역할도 제시한다.

우선 그는 산업과 정치 행정 금융 등 전 분야에 고비용.저효율 체제를
고치지 않는 한 위기극복이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사회지도층의 생산성이 일반 국민보다 낮고, 블루칼라
보다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실을 개탄한다.

이것이 위기의 근본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금융권과 기업의 구조조정과 금융경색 기업부도 실업증가로 올 하반기
경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울해한다.

그러나 내년에는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고 기업의 재무구조도 개선되면서
대외신인도가 회복되는 등 "안개"가 차츰 걷힐 것으로 내다본다.

하반기부터 내수가 회복되고 고용이 늘어나며 외국인 투자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0년에는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해 성장률이 5%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금융.기업.정부.
노동의 개혁을 원만하게 추진할 때 가능하다.

저자는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아시아 국가중 한국이 가장 먼저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낙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