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만큼 인생에 비유되는 스포츠가 또 있을까.

경기 전반에 걸쳐 기회와 좌절, 성공과 실패가 마치 짜여진 듯이 교차되는
것을 보며 이런 생각을 안해 본 사람을 없을 것이다.

특히 위기를 넘긴 뒤 찾아오는 기회는 우리삶의 굴곡에서 몇번은 마주쳐야
할 "좌절"이란 단어에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야구의 묘미에 빠진 이들의 모임체가 바로 현대자동차써비스 야구
동호회인 "필러스"다.

필러스란 영어로 "기둥"이란 말로 회원 모두가 가정과 회사, 나라의 튼튼한
기둥으로 자리매김하자는 뜻에서 붙였다.

필러스가 출범한 것은 지난 78년.

야구동호회치고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회원은 모두 27명.

단장인 필자를 포함해 주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다른 팀과 비교해 선수연령이 낮아 패기와 투지에서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우리 동호회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주최하는 "코트라리그"에 가입,
경기를 갖고 있다.

코트라리그는 모두 22개 팀이 양대리그로 나뉘어 시합을 벌인다.

각 리그의 우승자는 전체리그 챔피언자리를 놓고 다시 격돌한다.

지난 85년 열렸던 9회 대회때는 필러스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 야구회의 정규게임은 매달 1~2회 정도 있다.

게임이라지만 마지막 커리큘럼에는 가족동반 야유회가 받드시 들어간다.

필러스가 순탄한 길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자동차 판매가 빠르게 늘어나던 90년대초, 회사의 판매망 확충으로 회원들이
전국으로 흩어지게 됐다.

이에 지난 91년 회원을 더 모집하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제2창단"을 했다.

올해는 전력이 더 증강돼 그 어느해보다 코트라리그 우승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선수부상 등으로 중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그러나 야구 자체가 좋아 모인 만큼, 승부보다는 게임마다 최선을 다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직원간 화합과 친목 도모, 건전한 여가선용과 심신단련 등도 우리 모임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회원들 모두가 각자의 인생에서 한 여름 소나기 같은 시원한 홈런 한방
날리기를 기원해 본다.

이용 < 현대자동차써비스 감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