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스트로이카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지난 80년대 미하일 고르바쵸프 소련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만들었던 "고르비 전사"들이 러시아 경제정책 전면에 되돌아오고 있다.

우선 새 총리로 임명된 프리마코프가 고르바쵸프 대통령의 측근이다.

외무통인 그는 지난 91년 고르바쵸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보안위(KGB)
해외정보처장으로 임명될 만큼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다.

프리마코프 총리는 경제자문단을 구성하면서 "고르비 전사"들을
불러들였다.

레오니드 아발킨, 니콜라이 페트라코프, 올레그 보고모로프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80년대 고르바쵸프 대통령의 수석 고문으로 활약했었다.

이밖에 알렉산드르 쇼힌 금융담당 부총리, 빅토르 게라시첸코 중앙은행총재
역시 고르바쵸프 대통령 시절의 "맹장"이었다.

"고르비 전사"들은 그동안 옐친 대통령의 친서방식 경제체제 전환을 위한
급진적 개혁에 반발해왔다.

프리마코프 총리가 최근 "돈을 더 찍어서라도 밀린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등 서방국들은 프리마코프 내각의 이같은 정책노선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스트로브 텔보트 국무차관은 18일 "프리마코프 총리의 경제자문단
구성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 역시 러시아가 대결 방식을 채택한다면 국제협조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나서는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경제정책을 문제삼아 고르바쵸프 대통령을 밀어냈던 옐친 대통령이
고르바쵸프의 측근들을 다시 부른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