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캐나다에서는 은행들의 합병이 단연 최대의 경제뉴스가 되고 있다.

캐나다 4대 은행들이 앞다투어 짝짓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

지난 1월엔 캐나다 로열은행과 몬트리올 은행이 합병 계획을 발표했고
4월엔 캐나다 임페리얼 상업은행이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과 합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의 합병 목적은 물론 경쟁력 강화에 있다.

시티뱅크와 트래블러스의 합병이 보여주듯 속속 등장하고 있는 "슈퍼 뱅크"
들과 겨루려면 몸집을 키워야만 한다는 논리다.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과 중소기업계가 은행합병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은행들이 합병하면 경쟁력이 완화되고 그 결과 일반 소비자와 중소
기업에 대한 서비스가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마침 캐나다 금융개혁위원회에서도 이들의 손을 들어주고 나섰다.

위원회는 16일 내놓은 금융산업개편방안에 관한 보고서에서 "은행합병이
반드시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합병허용은 경쟁력 뿐아니라 고객서비스 등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게 결론이었다.

이에 폴 마틴 재무장관은 "은행합병을 허용하기 전에 반드시 공청회를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마침 한국에서도 최근 은행들이 잇따라 합병을 추진중이라는 소식이 들려
오고 있다.

합병목적은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경쟁력 강화"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처럼 합병이 고객서비스에 미칠 영향이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평국 < 밴쿠버 특파원 chongp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