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인민회의 10기 1차회의와 북한정권수립 50주년(9.9절) 행사를 계기로
북한권력의 내부서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9.9절 행사에선 당중앙위비서 전병호와 자강도 당책임비서 연형묵이
약진하고, 전 국가계획위원장 홍석형이 뒤로 밀리는 등 권력서열에 일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새롭게 짜여진 북한 권력서열에선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취임과 맞물려
군부인맥의 부상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힌다.

북한 중앙방송이 10일 공개한 9.9절 열병식 "주석단명단"에선 상위서열
20위내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국방위원 9명이 포진해 있다.

이는 국방위원회가 사실상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세번째로 호명됐던 홍성남 내각총리는 이번 서열에
서는 11위로 밀렸다.

반면 연형묵(13위)은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으로 선출된데 이어 9.9절
행사에선 당중앙위 정치국위원인 계응태, 한성룡보다도 서열이 앞서 완벽히
재기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지난 최고인민회의에서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으로 선출됐던 전문섭
도 이번 주석단 명단에서 박성철 김영주에 이어 6번째로 호명됐다.

군부중에선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서열 7위를 기록, 명예직 성격이
강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단을 제외하면 사실상 2인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와함께 김영춘 총참모장(8위), 김일철 인민무력상(9위) 등 김정일의
핵심 측근 3인방이 모두 권력서열 10위권에 들었다.

전문관료그룹중에선 북한테크노크랏의 원조격인 김영남(2위), 내각총리
홍성남(11위)과 함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18위)이 주목되는 인물이다.

노동당출신중에선 당 5인방으로 불리는 전병호(군수담당), 계응태(공안
담당), 김국태(간부담당), 김용순(대남담당), 김기남(선전담당)중에서
전병호와 계응태가 나란히 20위권내에 랭크됐다.

[ 북한권력서열 20위 (98.9.9 현재) ]

1. 김정일(당총비서겸 국방위원장)
2.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3. 이종옥(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
4. 박성철( " )
5. 김영주( " )
6. 전문섭( " )
7. 조명록(국방위 제1부위원장)
8. 김영춘(국방위위원(총참모장))
9. 김일철(인민무력상)
10. 이을설(국방위 위원(원수))
11. 홍성남(내각총리)
12. 전병호(국방위 위원겸 당비서)
13. 연형묵( " )
14. 이용무( " (차수))
15. 계응태(당비서(공안))
16. 한성룡(당비서(경제))
17. 양형섭(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18. 최태복(최고인민회의 의장)
19. 김철만(국방위 위원)
20. 최명림(중앙검찰소 소장)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