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연구에 투입하는 돈 못지 않게 예방을 위한 계몽활동에도 돈을 들여야
합니다"

최근 정년퇴임한 서울대 의대 김진복(일반외과) 전 교수는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며 앞으로도 암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부터 인제대 백중앙의료원장및 서울백병원 위암센터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경지에 달한 의술의 불꽃을 태운다.

김교수는 32년간 1만1천4백여건의 위암수술을 해 온 "위암의 대가".

한창땐 하루 5건의 위암수술을 했다.

암 관련 5백11편의 연구논문중 46편이 권위있는 국제학회지에 실렸고
지금도 후학들이 이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동양인으로는 드물게 국제암학회.국제소화기외과학회
등에서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는 국제위암학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오랜 경륜만큼 자주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응급실 근무중 저격당해 후송되온 고 육영수여사를 응급처치했던 일, 87년
방한한 바르코 콜롬비아 대통령의 급성복막염을 응급수술했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옛 창경초등학교부지에 서울대병원 암센터및 심혈관센터를 세우지 못한게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암에 칼을 대면 암이 퍼져 더 일찍 죽는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이 6개월쯤 지나 다시 찾아오면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은 곳곳에 퍼져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는 "민간요법이나 한방치료로 암을 고치려는 사람이 적지않다"며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외국처럼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연구에 뛰어난 발자취를 남긴 공로로 오는 17일 대한민국 학술원상을
받는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