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형 < 문연 아이디어뱅크 대표컨설턴트 >

고객이 변하고 있다.

친척이나 친구에게 보험을 가입한 경우는 94년 61.0%->97년 55.1%로
감소하고 있다.

보험 세일즈맨의 이야기와 보험 내용이 달라서 해약했다는 경우가 10.6%나
됐으며 의리상 어쩔수 없이 가입한 것이므로 체면치레가 됐으면 보험을
해약한다는 응답자도 17.2%나 됐다.

아는 사람이 보험 세일즈를 시작했다고 해서 인사치레로 "보험을 들어주던"
풍토는 급격히 사라지고 대신 고객 스스로 필요에 의해 보험에 가입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보험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급부가 중복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나는 어떤 보험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고객 니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고객이 변하면서 새로운 보험 마케팅을 주도하는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첫째 개척의 개념이 바뀐다.

이제는 보험 미가입자를 찾아다니면서 왜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백지 개척 일변도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미 보험에 가입한 사람에게 왜 추가계약을 해야하는지로 초점 맞추는
추가계약 개척으로 바꿔야 성공한다.

둘째 시장의 개념이 바뀐다.

아무나 붙잡고 계약이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하는 나무 열매 따먹는 식의
영업시대는 끝났다.

지형별로 그리고 고객분류별로 영역을 설정해 고객을 배양하고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는 농부형 영업이 성공의 조건이다.

셋째 마케팅 방법이 바뀐다.

평소에 알고 지내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순히 팸플릿을 가져다주고
안면을 팔아 보험료 받아 오는 영업은 이제 끝났다.

이미 간단한 자동차 보험이나 암보험은 빠른 속도로 텔레마케팅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제는 얼굴 마케팅이 아니라 기술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성공한다.

넷째 경쟁력의 잣대가 바뀐다.

기술로 영업을 전개하면 싼 보험료와 높은 수익률같은 가격경쟁력과 함께
세일즈맨이 설명하는 보험에 가입하면 고객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 지를
보여주는 비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다.

다섯째 판촉 방법도 바뀐다.

이제는 쇼핑백에서 봉사품을 꺼내 주는 것에 감동하는 고객은 별로 없다.

고객에게 꼭 맞는 보험을 진단 처방해주고 고객의 이익을 찾아주는 것이
최선의 판촉수단이다.

고객이 변하고 패러다임이 변하면 마케팅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고객 니드를 분석하고 재무설계(Financial Planning)기법을 적용하여
고객에게 어떤 보험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설계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변신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순수 보장성 보험인 종신보험 한 종목을 가지고도 고객 니드에
맞추는 설계 판매를 시도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는 외국계
보험회사의 사례는 여러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제 고객들은 가장 경제적으로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컨설팅해주는 보험 세일즈맨에게 보험을 맡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97년말 현재 우리나라 보험 가입률은 90%정도로 추정된다.

열 집 가운데 아홉 집이 생명보험 등 인 보험에 가입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시장이 성숙시장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이제는 처음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신 계약 고객보다는 기존 보험 가입자가 다시 보험에 가입하는
승환 계약 또는 추가계약 가입자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성숙시장에서는 고개들이 다양한 보험정보에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므로
기존의 불완전 계약에 대한 "수선마케팅(Correction Marketing)"니드가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의 나이가 변하고 당면하는 위험이 변하면 보험 포트폴리오도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보험 마케팅은 주어진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해 주고
보험료를 받아오는 교환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최근의 보험해약 사태는 IMF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 일차적 원인이지만
고객이 생각할 때 몸에 잘 맞지도 않으면서 보험료만 지출되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고객 스스로 교정하려는 소비자 심리도 작용한 것은 아닐까.

앞으로 보험 마케팅은 고객의 필요에 맞추어 보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문제 해결과정으로 변해야 한다.

고객들이 보험세일즈맨에 대해 컨설턴트의 자질을 요구하는 새로운 보험
마케팅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