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작을 통해 한국의 내부정보를 많이 얻어 더나은 분석을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

미국 무디스의 존 러더피오드 사장은 한국신용평가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의미를 이처럼 규정했다.

무디스의 평가기법제공을 통해 더나은 평가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95개국 8만5천여 기업을 평가하는 무디스로서는 한국진출이 쉽게만
보였을 것이다.

지난해 4억7천5백만달러(6천1백75억원)의 평가수수료 수입을 거둬들인
무디스로서는 시장규모 1백억원정도인 한국에 소폭의 지분참여만으로도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계산도 서있는듯 했다.

게다가 지난해 외환위기과정에서 무디스의 위력을 충분히 과시했다는
자신감마저 배어 있었다.

그러나 무디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지 않고
평가등급을 조정했음을 인정하고 말았다.

합작의 의미를 강조하려다보니 스스로의 잘못을 부각시킨 것이다.

때마침 아시아 각국은 최근 무디스의 평가에 대한 비판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뉴욕에 있는 한명의 애널리스트(평가담당자)가 5개 동남아시아 국가와
5개 동유럽국가를 동시에 평가하고 있다"(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8월13일자)

심지어 일본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려는데 대해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입장만 충실히 따른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

"완전한 분석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시인한다"(러더피오드 사장)는 말로
이러한 의심을 모두 불식시킬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정태웅 <경제부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