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유화가 4년 10개월만에 법정관리에서 풀려났다.

이 회사는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로부터 회사정리절차 종결 통보를
받았다고 24일 발표했다.

대한유화는 90년대들어 NCC(나프타분해공장)붐에 따른 업계의 과당.출혈
경쟁과 유화경기 하락으로 자금난을 겪다가 93년9월 회사재산보전 처분
결정을 받았다.

대한유화는 다음달 중으로 주주총회를 갖고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을
개편할 계획이다.

이번 주총에선 대주주인 이정호 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법정관리 개시 당시 자금난의 원인이 부실경영에 있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분을 인정받았다.

대한유화는 당초 오는 2005년까지 법정관리를 받게 돼있었다.

이 회사가 조기에 재기하게 된 것은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적었던데다 감량경영으로 원가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 94~95년에 있었던 세계 유화경기 호황의 덕도 봤다.

대한유화는 법정관리 3년째인 95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봤고 이를
바탕으로 95년 정리계획 인가 당시 6천7백억원이었던 정리채권 및 담보권
가운데 2천2백억원을 상환했다.

현재 자산총계는 8천3백억원이고 부채총계는 6천2백억원이다.

정리계획인가 당시 1천6백%였던 부채비율도 올해말 2백%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유화 이선규 전무는 "법정관리가 종결됐지만 부채에 대한 이자는
종전 그대로 내기로 해 금융비용 부담은 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PP(폴리프로필렌.연35만t)와 HDPE(고밀도폴리에틸렌.연
27만t) 전문업체로서 홀로서기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유화의 지분구성은 이정호회장이 43%로 가장 높고 재정경제부가
32% 효성 14% 동부 10% 순이다.

효성과 동부는 지난 96년 대한유화 인수를 위해 지분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