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내주말께 김영삼 전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 4명을
부부동반으로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국정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김 대통령은 22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중권
비서실장이 이를 위해 전직대통령측과 접촉토록 지시했다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발표했다.

이에대해 김 전대통령과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 측은 참석의사를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번 만찬회동은 취임식에 참석했던 전직대통령들에 대한
답례와 취임인사를 겸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만찬 자리에서 국정에 관한
의견도 들을 것"이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상의 정치적 의미는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지난 6월 방미때부터 여권 일부에서 전직대통령
활용론이 제기된 점에 비춰 앞으로 전직대통령들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전직대통령에게 국정자문 해외특사 등의
일을 맡겨 국가원로로서 활용하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과 만나기로 결심함으로써 향후
정치환경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전직대통령 초청 회동은 특히 광복50주년을 계기로
천명할 "제2의 건국"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대통령이 특히 취임 6개월에 접어드는 시점을 전직 대통령들과의
회동 시기로 택한 것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할 총체적 사회개혁에
국민역량을 집결시키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국민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는 국민화합이 선결조건이며 이를위해 전직
대통령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영삼 전대통령은 부산.경남,노.전 전대통령은 대구.경북을 각각
정치적으로 상징하는 만큼 이들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동서화합을
꾀하겠다는 뜻도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직 대통령과의 회동은 또 정치개혁에 뒤따를 정계개편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직 대통령들에게 예우를 갖춤으로써 영남지역의 "반 DJ 정서"를
희석시키고 정계개편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야당의원의
"여당행"에대한 거부감을 상당히 희석시키는등 등 정계개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게 여권의 시각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당면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서도 전직
대통령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필요할 때마다 전직 대통령들과 접촉, 의견을 구하고 사회 전반의
개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주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김영삼 전두환 전대통령의 경우 사회운동 분야에서, 노태우
전대통령은 대북관련 해외특사 등으로 할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nkkim@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