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핸드백 업체는 어디일까.

패션으로 유명한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어느 업체라고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주인공은 우리나라에 있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시몬느(대표 박은관)"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 세계에 핸드백을 1억달러어치나 수출한 알짜배기다.

세계 핸드백 시장을 석권하다시피하는 이 회사는 놀랍게도 지난 87년에
문을 연 겨우 열한살박이다.

폴로 캘빈클라인 게스 에스프리 팔로마피카소 페리 엘리스 등 미국의 패션
바이어들이 시몬느의 고객이다.

이들이 시몬느와 인연을 맺고 단골이 된 건 디자인 전략에 푹 빠졌기 때문.

시몬느는 바이어가 제시하는 디자인과 소재에 맞춰 핸드백을 만들어
공급하는 하청 공장이 아니다.

소재 디자인 샘플 품질 납기를 모두 책임지고 맡아주는 회사인 것이다.

다른 업체와 거래할 때면 "어떤 디자인을 어떤 소재로 만들어 달라"고
일일이 주문해야 하는 바이어들에게 소재와 디자인을 이미 개발해 내놓는
시몬느는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상품 기획에 관한 한 콧대가 높은 미국의 패션업체들도 시몬느의 디자인에는
고마움을 금치 못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바이어 입장에서 철저한 품질검사를 실시해 입고검사 수고를 덜어주는 것도
바이어들을 사로 잡는 비결이다.

이 회사의 디자인 개발 투자는 놀라울 정도다.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을 뛰어넘기 위한 시몬느의 상품개발실은 막강하다.

정확한 규모를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 핸드백 업체중에서 단연 최대임이
틀림없다.

이곳에선 여성용 핸드백의 소재와 스타일 기본형 3백여개를 갖고 기획한다.

여기서 파생되는 제품이 5만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시몬느지만 지금도 전문 디자이너를 모집한다는 소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