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모두가 냉정을 되찾고 국민을 위한 일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박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법무부의) 통상 업무를 잘 챙기도록 하겠다"며 "직에 연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계엄선포의 위헌성 논란과 사전 국무회의 참석 여부 등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전날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박 장관이 소집한 법무부 간부 긴급회의에선 내부 반발도 나왔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계엄 선포는 분명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류 감찰관은 "윤 대통령과 계엄 선포에 찬성한 국무위원이 있다면 내란죄 공범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30분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발표했다.하지만 국회가 이날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자, 윤 대통령은 새벽 4시20분 "국회의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선포 6시간 만의 철회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에 해제한 가운데 2016년과 2024년 한국 정치와 사회를 관통한 여러 사건이 유사하다는 '평행이론'이 제기됐다. 4일 각종 SNS에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무효가 된 이후 '예고된 미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의 통치 위기와 국회 대응, 문화·스포츠계 흐름이 2016년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는 내용이다.해당 글에 따르면 2016년과 2024년 추미애 국회의원이 당선됐다. 한강 작가는 2016년 맨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202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세계적 밴드인 콜드플레이의 내한도 2016년, 2024년에 각각 발표됐다.스포츠계에서도 평행이론이 감지됐다. 한국은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종합 8위를 기록했다. e스포츠에서는 SKT T1과 페이커가 두 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국제 정세에서도 유사점이 발견됐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고, 2024년에는 재출마를 선언, 또다시 당선됐다.온라인서 화제 된 글에는 담겨 있지 않지만, 누리꾼들은 '2016년은 29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세월호 참사 2주기였고, 공교롭게 2024년은 외국인을 포함해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 2주기'라는 점까지 찾아내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해당 글은 '2016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 2017년 탄핵' 문구와 '윤석열 대통령 ???'로 마무리돼있다. 최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윤 대통령에 대해 야당이 탄핵 절차 돌입을 시사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평행이론을 이루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민주노총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권력의 위기 앞에서 계엄이라는 비상식적이고 반미주적인 조치를 통해 자신의 반민주적 독재를 자인한 것"이라며 "이 땅의 모든 국민과 민중들은 이번 계엄을 계기로 윤석열의 종말을 선언할 것"이라고 밝혔다.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일당의 반란은 실패했고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은 맨몸으로 계엄군을 막아섰다"며 "이제 심판의 시간이다. 윤석열의 위헌, 불법 계엄에 가담한 국무위원들도 전원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민주노총은 수도권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전 9시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집결해달라고 요청했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6시 의원총회를 열고,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윤석열정권의 끝은 비참한 파멸뿐"이라고 선언했다.민주당은 이날 즉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뒤 6~7일 탄핵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하는 일정을 제시했다. 속전속결 의지가 담긴 것으로 "윤 대통령이 다시 계엄을 선포할 우려가 다분하다"는 점을 명분으로 들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선포 및 해제 후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출입 기자단에 "실장·수석 일괄 사의 표명"이라고 공지했다.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은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일괄 사의를 표명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