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은행이 23일까지 마치려던 증자를 돌연 중단키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판정후 감자가 실시되면 유상증자에 참여한 많은 주주들
이 피해를 입는다며 증자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이석 경기은행장은 22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최종결정이 좋지 않은 방향일
경우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증자를 유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 행장은 "1천억원규모의 증자를 추진해 21일 현재 3백90억원규모의
청약이 이뤄졌다"며 "판정이 끝나면 증자를 다시 추진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금감위로부터 지시를 받은 일은 없으나 은행감독원이 증자를 계속할
것인지를 문의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선 경기은행이 27일로 예정된 경영정상화계획 평가에서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은행은 그간 전산기종이 같은 한미은행에 P&A(자산부채인수) 방식으로
인수될 것이란 얘기가 금융가에 나돌았으나 최근에는 정치논리에 따라
구제될 수 있다는 소문도 있다.

이와함께 경기은행은 외환업무를 포기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행장은 "과거에도 국내외환업무만을 해도 큰 지장은 없었다"며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제업무를 하지 않으면 그동안 추진한 외자유치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국제업무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 행장은 23일 오전 경기은행의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