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학에 대한 비난중 대표적인 것이 동일한 사주를 가진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문제이다.

동일사주를 가졌지만 너무나 다른 직업, 생활정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접한다.

사주가 같다고 해서 같은 생활정도, 같은 직장에 종사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없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제왕과 거지의 사주가 동일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로 영조대왕과 논개의 사주가 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남자와 여자의 운을 산출하는 것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약간의 논외로 처리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견해와는 달리, 주변에서 비슷한 사주를 가지고 비슷한 분야에
진출한 경우를 찾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실제 필자가 본 84년에 입학한 서울대 경제학과 학생중 약5명의 생일이
동일했다.

그러나 한 인간을 규정하는 요소에는 사주뿐 아니라 관상, 성명, 가정환경,
교육, 종교, 조상의 유전질 등 어느 일면으로는 도저히 파악안되는 다양성이
혼재하며 이른바 풍수에서 말하는 음택및 양택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컴퓨터, 인터넷, 정보화 사회 등으로 암시되는 테크놀러지의
홍수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가치관을 그 옛날 주역이 태동되던 봉건시대와는
엄청나게 다른 것으로 변모시켜놓고 말았다.

따라서 음양오행의 추론을 복잡다단한 현실에 절대적으로 다 적용시킨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저 유구한 세월을 내려온 역학은 폐기되어야만 하는가.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명리이론을 통해서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근본적인 것은 한 인간의
형이상학적 본질과 그가 살아왔으며 살아갈 운로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취길피흉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것은 운이 흘러가는 모습을 파동(wave)과
같은 모습으로 짐작할 수있기 때문이다.

운이 좋을 때는 더욱 열심히, 좋지 않을 때는 다가올 호운을 기다리며
공부하는 자세로 살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성철재 < 충남대 교수 / 역학연구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