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스크린시대를 맞아 극장가에도 마케팅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처럼 앉아서 관객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객을 찾아나서는
극장이 늘어나고 있다.

변화의 주역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신생 극장들.

이들은 마케팅개념이 필수적인 복합극장으로 지어진데다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일제당이 지난4월 개관한 CGV강변11은 극장가에선 드물게 마케팅팀을
운영하고 있다.

스크린수가 11개나 되는 만큼 다양한 영화들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는
디렉토리광고나 지하철내 극장안내광고 등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

매월 10만부 내외의 뉴스레터를 발간해 영화팬들을 끌어들이는 작업도
하고 있다.

조만간 TV용 광고도 제작, 케이블TV 음악채널인 m .net를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문을 연 씨네플러스 역시 적극적인 판촉활동을 펴고 있다.

신문전단을 뿌리거나 인근 레스토랑 주점 등과 연계, 극장티켓을 가져가면
음식값을 할인해 주는 타이업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또 신인가수를 초청, 토요일 낮에 무료공연을 하거나 비디오테이프 할인
판매행사, 연극영화과 대학생 초청행사 등의 이벤트로 관객을 모으고 있다.

앞으론 회원제도를 채택해 고정관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동숭아트센터와 허리우드극장도 심야영화제 등을 통해 도심속의 문화공간
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케이스다.

특히 영화마니아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이벤트로 예술영화전문 상영관
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극장가에 이처럼 마케팅바람이 부는 것은 대기업이 영화사업에 진출한 이후
스크린수가 늘어나고 관객유치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극장연합회 이남호 상무는 "96년말 1백20개이던 스크린수가 현재
1백40개로 늘어났지만 관람객수는 오히려 매년 2~3%씩 줄어드는 추세"라며
"극장가에도 본격적인 생존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