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의 수출실적이 극히 부진하게 나타난 것은 매우 우려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1월이후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여왔지만 그것이 수출확대보다
수입감소에 기인한 것이어서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5월 수출이 전년동월에 비해 2.6%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은 더욱
충격적이다.

수출이 IMF체제 극복을 위한 유일한 탈출구라는 당위성은 그동안 수없이
강조돼왔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보다 왜 수출부진을 면치못하는가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최선을
다한 결과인가를 반성해보는 것이 급선무다.

사실 수출이 생각만큼 늘지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환율급등으로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계경제, 특히 주력시장이나 다름없는 동남아시장이 외환위기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일본 엔화약세까지 겹쳐 대외적인
수출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내수침체와 금융경색이외에 지방선거의 과열, 노조파업 등으로
사회분위기마저 어수선해 수출여건은 좋은 편이 못된다.

원화의 평가절하만을 무기로 수출이 크게 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다만 우리가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수출과 관련해 누차 지적된
문제점들이 전혀 개선되지못하고 아직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금융이 뒷받침되지 못해 주문을 받아놓고도 수출을 하지못한다거나,
원자재확보가 어려워 오더를 받지못하는 그런 상황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이해가 안된다.

물론 외국은행들이 국내은행을 불신하는 등 우리 스스로 해결키 힘든
여러가지 요인도 있으나 그보다 은행들의 지나친 보신주의, 즉 금융구조
조정을 앞두고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무차별적인 여신동결과 자금회수
등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은 한두번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정부 시책도 수출촉진에 도움을 주지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주말에도 산업자원부는 종합무역상사들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40억달러규모의 수출및 원자재금융 지원 등 여러가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련부처간 이견 등으로 얼마나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이상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최소한 무역금융만은 정상화시켜야 한다.

또 정부도 말로만 지원을 약속하기보다 한가지라도 실천에 옮기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올들어 수출물량은 늘어나고 있는데도 수출금액은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한다.

환율상승(원화의 평가절하)에 따라 수출가격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수입가격 하락보다 훨씬 큰 폭으로 떨어져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너무 서둘거나 헐값 수출이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따져보아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