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임을 발표하자 일본 및
동남아 국가의 통화와 주가가 한때 급등세를 보였다.

원.달러환율도 9일만에 1천3백원대로 떨어졌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핵심적인 불안요소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도 수하르토의 사임 소식과함께 잠시나마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장들어서는 다시 주가가 떨어졌다.

수하르토 사임만으로 시장외부 악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증권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가 여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 정권구도상 수하르토 대통령의 후계구도가
복잡, 오히려 불안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매듭지어지기까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지에 진출해 있거나 투자한 국내 상장사들의 주가도
인도네시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라는 악재가 가신다고 해도 앞으로 닥칠 외부악재가
첩첩산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기침체로 엔.달러환율이 여전히 불안하고
대만달러 중국 위앤화도 절하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잠복돼 있는 외부악재에다 국내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여파 등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노총의 파업가능성 등 아직도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요소가 다분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주식을 꾸준히 팔고있는 외국인들과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 역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증시가 수하르토 대통령 사임임의 덕을 볼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을듯하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