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야할 시기가 됐나.

주택시장이 최근들어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택거래가 늘어나며 급매물이 급속히 소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집값이 소폭 상승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집값이 바닥권까지 떨어져 이제는 집을 마련할 시기가 됐다는 인식이
수요자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20,25평형 등 소형이나 점차 32평형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강세가 나타나는 지역은 분당 일산 화정 등 서울에 인접한 대규모
택지지구들.

이들 지역에선 평수를 넓혀 이사오려는 서울거주자들의 방문이 잦아지며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놓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소형은 더 이상 하락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바닥권
인식"이 수요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목동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면서 일부 집주인들은 집값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인식, 물건 회수에 나서는 등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지하철 역세권에 위치, 목동단지내에서 인기가 가장 높은 7,8단지 20평형은
9천만~9천5백만원, 27평은 1억4천만~1억4천5백만원, 35평형은 2억7천만~
2억8천만원이면 즉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20,27평형 등은 특히 수요가 집중되며 최근 5백만원정도 올랐다.

<>서울 강남 =가격이 많이 떨어진 개포동 압구정동 등 강남지역은 관망세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서도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매값은 개포주공 기준 23평형 1억7백만~1억1천만원, 25평형 1억2천5백만~
1억3천만원, 31평형 1억6천5백만~1억7천만원, 33평형 1억9천만~2억5백만원
선으로 내림세가 멈춰섰다.

<>분당신도시 =서울강남지역 거주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나 급매물이
모자라 대기수요가 늘고 있다.

급매물과 매도희망가도 1천만~5백만원선으로 좁혀져 거래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지공인 유은석 대표는 "서울손님은 전세를 끼고 평수를 넓혀가려는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서울강남에서 25평 전세를 사는 사람들은
25평형을, 25평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28~32평형을 각각 선호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따라 가격도 소형평형을 중심으로 강보합세로 전환됐다.

20평형 8천5백만~9천만원, 25평형 1억~1억1천만원, 33평형 1억5천만~1억7천
만원으로 로얄층을 기준으로 최고 1천만원이 상승했다.

<>수원영통지구 =수원시 거주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며 거래가 비교적 활기를
띠고 있다.

화서동 송죽동 등 수원시내 아파트보다 평형에 따라 1천만~2천만원정도
가격이 싼데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여서 생활여건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20평형 7천만원, 25평형 7천5백만~7천7백만원, 32평형 1억3천만원, 37평형
1억6천만원, 49평형 2억원선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 =서울과 가까운 화정지구는 전세나 융자를 낀 물건이 팔리면서
급매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다.

분당신도시처럼 전세를 끼고 사겠다는 서울사람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다.

특히 7~8월사이에 전세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가구가 많아 가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25평형 9천만원, 33평형 1억2천만~1억3천5백만원, 37평형 1억6천만~1억8천
만원, 48평형 1억8천5백만~2억3천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대형평형은 여전히 문의가 드문 편이지만 중소형 거래는 꾸준하다.

화정지구보다 평형에 따라 1천만~1천5백만원 정도 가격이 높은 일산신도시도
이곳으로 이주하려는 서울거주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25,33평형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5평형이 9천5백만원, 32평형이 1억3천만~1억4천만원으로 내려가면 즉시
소화되는 등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ERA국민공인 고창석 대표는 "40평형대 이상 대형평형은 다소 거품이 남아
있지만 30평형대 이하는 바닥에 도달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