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고자세를 버려라"

한화종합화학이 최근 알루미늄이 들어간 발코니용 샤시 "발코니아"를
만들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발코니아는 한화가 알루미늄 발코니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

동양강철 등 알미늄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뒤늦게 뛰어드는
것이어서 새 전략이 필요했다.

한화는 이 난제를 수요업체와의 제휴로 풀었다.

국내 최대 발코니 유통업체인 동양건업과 손 잡았다.

생산과 개발은 한화가, 유통과 시공은 동양건업이 맡기로 했다.

건자재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엔 대리점에 깔아놓으면 그만이었다.

어쩌다 아파트 현장 공개입찰에 참여하는 정도가 영업의 주였다.

없어서 못파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저자세"로 중소기업과 협력할 수 없다는 보수적 관념도
작용했다.

한화는 바로 이걸 깬 것이다.

이번 제휴로 올 매출목표인 3백억원은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존심"을 버림으로써 가능해진 일이다.

권영설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