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가 일본 정치와 금융중심지라면 오사카는 상업과 교역중심지로 꼽힌다.

인구 2백57만명.

JR(일본철도) 신칸센 등 주요철도망이 지나고 간사이국제공항을 인근에
두고 있는 항공교통의 요지로 21세기 일본최대의 비지니스타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간사이국제공항에서 오사카행 리무진버스를 타고 한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OBP(Osaka Business Park).

초고층 업무용빌딩 호텔 레스토랑 등 근린생활시설과 아파트 등이 한곳에
밀집해있는 복합단지다.

자연녹지와 수로가 어우러진 고풍스런 오사카성과 맞붙어 있는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4백년을 면면히 이어온 무역중심도시로서의 오사카를 느낄
수 있다.

비지니스기능만 강화된 단순한 업무용빌딩숲이 아니라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 백화점 문화공간 주택이 녹지공간과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새로운
비지니스공간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OBP개발은 지난 7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차 대전후 폐허가 된 이곳을 불하받은 스미토모생명 마쓰시타흥산
다케나카 공무점 등 4개민간회사가 오사카시의 "공장제한법"에 따라
공장을 이전,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부터다.

본격개발이 이뤄진지 12년만인 지난 87년 복합단지로서 윤곽을 드러냈다.

개발의도는 민간개발업자들과의 협의과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른바 "협정개발방식"을 통해 빌딩하나의 외벽색상, 높이, 용도,
녹지공간, 지상1층의 활용에서부터 오피스빌딩을 누구에게 임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까지도 민간으로 구성된 개발협의회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결정됐다.

특히 단지에 흩어져 있는 빌딩사이를 지상3층높이의 보행자공간으로
연결해 건물과 이동을 편리하게 했다.

TWIN21빌딩와 JR쿄바시역간 2백80m를 지붕을 얹어 보행자도로로 만들고
에스컬레이트를 이용해 지하철까지 갈 수 있도록 한 보행자위주의 단지설계가
돋보인다.

21세기를 내다본 단지설계다.

OBP개발협의회 관계자는 "이러한 개발방식은 일본내 대규모 복합단지개발의
교과서로 받아들여진다"며 "휴일에는 외국인관람객 등 10만~15만명의 인파가
몰린다"고 말했다.

빌딩과 빌딩을 이동하는 짧은 시간에도 숲과 태양,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건물과 건물사이, 이면도로 등 일반도로의 뒤편에 의무적으로 일정한
면적을 수목과 잔디광장이 조성된 협정녹지나 분수대 조각공원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각종 회의를 유치할 수 있는 컨벤션단지로서의 완벽한 기능도 자랑거리다.

각 빌딩에는 인공위성을 통한 화상회의가 가능한 크고 작은 회의장이
마련돼 있다.

지난 94년 엑스포박람회가 이곳에서 치러졌으며 지금도 각종 국제회의와
박람회들이 개최되고 있다.

또 단지를 감싸 흐르는 강변을 따라 오사카고성을 둘러보는 유람선관광은
관광지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 박람회참석차 들른 독일인 뮐러(50세)씨는 "첨단기능을 갖춘
회의장소도 만족스럽지만 볼거리가 많아 아내와 이곳에 오길 잘 했다"며
"매년 7월마다 단지앞을 흐르는 강에서 열리는 일본 3대 축제의 하나인
덴신축제는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라고 말했다.

고층빌딩들은 단지중앙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메인도로변 거리에 짓고 반면
낮은 빌딩들은 녹지공간과 함께 단지의 남북으로 흐로는 강둑에 환상형
(PERIPHERAL)으로 건립해 단지 전체에 건축미를 살렸다.

또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중심도로변에 햄버거 주점 옷가게 선물가게
빵집 등 근린생활시설이 집중배치돼 있는 중앙플라자는 퇴근후에도 찾는
사람들이 붐벼 거리에 생기가 넘친다.

단지내 북서쪽에 있는 스미토모생명빌딩안에 마련된 8백21석규모의
이즈미(IZUMI) 콘서트홀에는 매일밤 열리는 각종 연주회를 찾는 가족,
연인들로 성시를 이룬다.

새로운 기술과 수요자들의 변화하는 요구들이 개발과정에서 그때 그때
반영된 OBP는 계획입안자의 개발의도와 이상이 단지 곳곳에 살아있는
복합단지로 우뚝섰다.

<오사카=김동민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