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이후 사회가 60년대 전후처럼 거칠어지고 있다.

상도덕문제로 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음식점 등에서의 불친절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주방의 냄새제거기 검사를 해준답시고 들어와 석면부품이
부식됐다면서 20장씩 강매하는 사기성 장사꾼도 있다고 한다.

문민정부가 구호처럼 내세우던 삶의 질 높이기가 오히려 삶의 질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나는 경제를 모르니까"라는 무책임한 전 지도자의 자세를 보면 왜 기를
쓰고 한나라의 살림과 그 자리를 맡겠다고 한것인지 따지고 싶은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IMF가 잘들어왔다는 생각도 든다.

모두가 한 때 허황된 착각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필자가 문학계간지를 창간, 편집장을 채용하고자 했을 때 적임자를 찾고
급료를 맞추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평직원뿐만 아니라 파출부까지 일에 대한 성실성은 뒷전이고 요구조건만
앞세웠다.

우리 동네 한구석에 수선가게가 하나 있었다.

열심히 일 하는 모습이 보기좋아 일거리를 갖다주다 단골에게 친절하기보다
수선비를 턱없이 올리는 것을 보고 발길을 끊게 됐다.

얼마전에 꼭 수선할 거리가 생겨 가보니 수선가게도 일거리가 없어
즉석에서 수리해 주는 것이었다.

이제 사회 곳곳에서 거품이 빠져나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그동안 민족의 전통적 미덕인 성실과 겸손을 잊고 있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삶과 본연의 모습을
돌아볼 때다.

구조조정이 반드시 나쁜 것만 아니기에 우리 모두 주위를 둘러보아야 할
것같다.

방만한 구조로 낭비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