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 총액이 자기자본의
1.2배에 이르고 있어 기업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지적됐다.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2백66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퇴직금제도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모든 직원이 현 시점에서 퇴직할 경우 퇴직금
총액은 기업 자기자본의 1.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시종업원 3백명 이상인 대기업의 경우 퇴직금은 자기자본의
1.43배로 중소기업(1.3배)보다 퇴직금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의 자기자본 대비 퇴직금 비율이 2백48%로 제조업의
9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금 제도의 개선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업체가 조사대상 업체의 30%에 불과한 반면 개선필요
(39%), 기업자율(26%), 완전폐지(5%) 등 법정퇴직금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업체가 70%였다.

경총은 "퇴직금은 기업에 부채로 느껴질 정도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같은 부담은 인건비 감축, 인원조정 등 기업 구조조정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또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실업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정착되면 퇴직금을 법으로 보장하지 않고 기업 형편에 따라 지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노동법 개정으로 허용된 퇴직금 중간정산제 도입여부에
대해서는 34%가 이미 도입했으며 도입검토(26%), 노조 요구시 검토(9%)
등으로 응답, 69%가 중간정산제 실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박주병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