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춤으로 주목 받아온 재미무용가 안은미씨가 9년만에
국내에서 개인발표회를 갖는다.

그가 19~22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일 작품은 직접 안무한
"무덤"연작.

"검은 무덤" "왕자무덤" "토마토무덤" "선녀무덤" "빈무덤" "공주무덤"
"꽃무덤" 등 7개의 소품으로 이뤄져 있다.

"죽음의 상징인 무덤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지만 이를 초월해야 진정한 삶을 살수 있다는
거죠"

"무덤"이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과 달리 무대는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오히려 현실과 천상을 넘나들며 몽상적이고 동화적인 유희를 펼친다.

예를들어 "선녀무덤"에선 지구가 물에 잠긴 것을 보고 정찰하러 내려온
선녀가 사람들을 구해줄 생각은 하지않고 물끄러미 지켜보는 식으로 표현,
타인의 죽음이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춤이란 작가와 관객간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일단 재미있어야 하고 무용수의 에너지가 관객들에게 전달돼야 합니다"

관객과의 사이를 좁히려는 노력은 배경음악에서도 나타난다.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김대환씨의 타악기 연주등 친숙하고 비트강한
곡들이 사용된다.

이화여대 무용과출신인 안씨는 92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졸업후엔 현지에서 무용단을 조직, 미국뿐 아니라 홍콩, 영국 등
세계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공연엔 김순정, 정혜진, 전연희씨가 함께 출연한다.

19, 20일 오후8시.

21, 22일 오후5시.

문의 272-2153.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