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 대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경영권과 주가안정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3일 증권감독원은 지난달 19일이후 이날 현재까지 대주주가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고 보고한 건수가 3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중 종전의 의무공개매수 범위에 들어가는 25%이상의 지분취득도
12건에 달했다.

이 제도의 폐지로 대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지분확대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기업그룹들이 지주회사나 주력기업의 지분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외국인의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 주력기업인 현대건설의 경우 그룹계열 공익법인인
아산복지재단이 2.49%를 추가 취득해 대주주지분이 22.45%로 늘어났다.

LG그룹도 LG연암학원이 그룹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지분
5.90%를 취득했다.

SK그룹 최종현 회장은 지난달 19일 14% 남짓하던 SK증권 지분을 지난달
26일에 무려 26.04%까지 끌어 올렸다.

최회장의 SK증권 주식취득은 유상증자 실시를 위한 주가안정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LG산전 동방 화승화학 제일엔지니어링 다우기술 SK 한화기계
대우전자부품 현대전자는 종전법을 따를 경우 의무공개매수가 적용되는
사례였다.

증감원 관계자는 "의무공개매수의 폐지로 대주주의 지분취득이 눈에
띄게 활발해져 상장사의 대주주평균지분이 35%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상장사는 한도가 확대된 자사주취득이나
자사주펀드를 통해 보유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