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만물은 모두 존재하는 이유와 원리가 있으나 사람의 지혜가 부족하여
그것을 아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한의학에 입문, 수많은 환자들을 대하면서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무수한 질병의 고통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완벽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니 의사의 길이 가히 두렵기까지 한것이다.

그런가운데 끝없는 학문적 욕구와 정신적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하여 만난 이들이 바로 순리 한의학회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함에 미력이나마 정진하여
의도를 이루고자 뜻을 모아서 이 모임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서로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상호보완하며 더나은 치료효과를 위해
약초연구와 침구및 해외서적 공동연구등을 통해서 실질적인 임상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항상 지식의 부족함을 안타까워 하며 격려하여 주시고 깨우침을 주시는
김태은 선배님(우면한의원장)을 비롯하여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않고
노력하는 김영익 원장, 취후의 쓰라림을 안고서도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조성연 원장, 무골호인 윤여민 임한준 정선충 원장, 선배들 돌보느라
궂은일 마다 않는 최석진 이정환 원장, 뒤늦게 한의학에 입문한 노현숙
원장, 막내인 조순행 노현수 원장 모두가 애틋한 감정을 나눌수 있는
사이들이 되었다.

한의학의 이론은 그 옛날 동양사람들이 자연현상을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생활 활동을 통한 경험을 총괄해서 얻어진 전통의 지식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자연을 정복할수 있다는 자연정복의 과학이 아니라
사람은 자연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존하고 또한 자연 역시 사람과 함께
존재한다는 우주생명과학으로 발달하였다.

정기적으로 떠나는 산행은 소우주인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자연과 합일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산에서의 탁주 한사발과 한없이 이어지는 토론은 사는 의미를 되새겨주고,
흠뻑 취해버린 산의 정기는 삶을 재충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자리를 빌려 오늘도 좁은 공간에서 질병과 싸우고 있는 분들에게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