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그룹 총수의 대표이사 취임, 사외이사제 도입 등의 당면과제를
풀지 못해 올 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이달 중.하순에 러시를 이뤘던 각 기업의 주총은 내달
중순부터 12월 결산법인의 주총 시한인 내달 말사이에 집중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당초 오는 27일 계열사중 가장 먼저
열기로 했던 현대자동차 주총을 내달 13일로 연기하는 등 대다수 계열사의
주총을 내달 중순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전체 이사중 사외이사를 50% 이상 선임할 방침인 현대는 집행이사수가
많은 현대자동차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집행이사수를 줄여야 하는 등
실무작업에 시간이 걸려 주총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사외이사제에 관한 그룹 지침이 이번주내에 확정되는대로
각 계열사별로 주총 안건을 결정할 방침이어서 예년에 비해 주총 일정을
2주일 가량 늦은 내달 중순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대부분 계열사가 2월안에 주총을 마쳤던 대우그룹은 대우가 내달 21일
주총을 갖는 것을 비롯 경남기업 오리온전기 대우전자부품 대우자동차판매
등이 내달에 주총을 개최한다.

LG그룹도 당초 2월말이나 내달 초로 예정했던 LG화학 LG전자 등의 주총을
내달말로 연기했으며 SK그룹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이사해임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SK텔레콤의 주총을 내달 말로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신정부가 각그룹에 요청한 구조조정 사항중 <>그룹총수의
주력계열사 대표이사 취임 <>사외이사제 도입 등의 실천방안을 당장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의 주총을 지켜본뒤 자사 입장을
정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재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