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청와대수석비서진 인선은 후보의 사전공개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확정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후보발표이후 확정에 이르기까지를 살펴본다.

<>.경제수석의 경우 김태동 성균관대교수가 처음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재계의 거부감이 막판 변수로 작용.

특히 그가 최근 언론 공해사범 공무원 판.검.변호사 재벌 등을 "신5적"으로
지칭함에 따라 적지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됐다.

그러나 김중권 비서실장내정자가 "김교수의 이른바 "신5적론"은 존안자료를
통해 이미 검증한 내용"이라며 김당선자가 이미 이점까지 고려한 상태임을
밝히면서 0순위로 재부각.

김비서실장내정자는 10일 이와관련 "김당선자는 김교수가 철저한 시장
경제론자라고 믿고 있고 재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만큼 급진적이거나
개혁적인 성향의 인물이 아니다"며 김교수에 대한 김당선자의 두터운 신임을
대변.

<>.외교안보수석으로 내정된 임동원 아.태재단사무총장의 경우 본인이
박용옥 국방부정책차관보에게 양보할 뜻을 밝혔으나 발탁된 케이스.

사회.복지수석의 경우 이근식 내무차관과 조규향 부산외국어대총장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이차관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근무 당시
공직사회에서 호평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와 "YS맨"이라는 내용 등의 투서가
들어와 후순위로 밀렸다.

반면 김당선자 부인 이희호여사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조총장이 급부상
하면서 낙점됐다.

한편 김비서실장과 박지원 공보수석내정자는 당선자비서실장과 대변인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내정된 상태였고 안주섭 육군대학총장도 수석비서관의
후보를 발표할 때 이미 내정돼 경합을 벌이지 않았다.

<>.이번 청와대 수석인선의 백미는 발표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혼전을
벌였던 문희상 전의원과 이강래 총재특보간의 불꽃 튀는 경합.

이번 경합은 동교동계를 포함한 "구주류"와 "신주류"로 일컬어지는 두
세력간의 주도권 다툼의 양상으로까지 발전.

사흘간 시소게임에서 초반승기는 "경량급"으로 받아들여진 이특보가
후보의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김당선자의 심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이특보쪽으로 기울었다.

현정부에서처럼 정무수석의 월권을 막기위해서는 특정계보에 속하지 않은
참신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김당선자의 의중이 실렸기 때문.

그러나 동교동계를 비롯한 일부당직자들이 "당과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자민련과 원만한 조율을 하기위해서는 경륜이 필요하다"며 강한 제동을
걸면서 진통이 시작.

이때문에 당 주변에서는 9일 한때 "제3의 인물설" "인선연기론" 등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10일 아침 8시에야 문전의원으로 결론을 내리는 진통을
겪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1일자).